[취재수첩] 농업 빠진 대정부질문 유감

입력 : 2020-07-29 00:00


국회는 22~24일 본회의에서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을 했다. 대정부질문은 국회의원이 국무총리·부총리·장관들을 상대로 국정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대안을 찾고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기능을 한다. 이번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은 ▲정치·외교·통일·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 분야에 걸쳐 질의했다.

농업계는 21대 국회의 첫 대정부질문인 만큼 과수 언피해, 식량안보 위기 대응, 농업 관련 조세 감면 일몰 연장 등 농업현안이 다뤄지길 기대했었다.

하지만 귀를 기울여도 농업·농촌 관련 질의는 듣기 어려웠다. 본회의장을 채운 건 법무부와 검찰 갈등, 부동산 대책, 행정수도 이전 같은 문제들뿐이었다. 과거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선 경제부총리 등에게 농업예산, 농산물 수입 피해대책 등을 따지는 ‘사이다 질의’가 간간이 나왔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농업 관련 질의가 유독 가물었던 이유 하나를 대정부질문에 나선 의원 명단에서 찾을 수 있었다. 사흘간 본회의 연단에 선 의원 33명 가운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은 한명도 없었다. 국회운영위원회·정보위원회 등 4개 겸임위를 제외하면 국회엔 14개의 상임위가 있다. 상임위 영역과 전문성을 고려한다면 농해수위 의원 2명 정도는 질문자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14개 상임위 가운데 농해수위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은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질문자를 선정하는 여야 원내대표가 농업현안을 가볍게 봤거나 농해수위 의원들이 대정부질문에 신경을 덜 썼다는 얘기다.

몇몇 의원실에 확인해보니 실제 그랬다. 여당 초선 의원의 보좌관은 “농업 관련 질의를 준비해 대정부질문 신청을 했지만, 당 차원의 질문자 조정과정에서 빠진 것 같다”며 “한국판 뉴딜 등 농업분야에서 따질 국정현안이 많은데 여당이 농업을 홀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푸념했다. 재선 이상 의원실 관계자들에게선 여야 관계없이 대부분 “신경 못 썼다. 질문 신청을 따로 안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농업에 무관심한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국회에 투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27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이 농민 삶의 질 향상, 농가소득 증대에 힘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런 목표를 실현하려면 의원들이 재정당국 등 농업 외 부처와의 협력과 다툼에 힘을 보태야 한다. 소관 농업 부처와 기관을 향한 평면적 의정활동만으론 부족하다. 20대 국회 법안 처리실적 1위를 기록한 농해수위가 ‘일하는 국회’를 넘어 ‘일이 되게 일하는 국회’를 선도하려면 말이다.

홍경진 (정경부 차장)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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