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미래를 일구는 농민

입력 : 2020-04-06 00:00


경기 연천의 차우현(66)·차종훈(33)씨 부자는 참두릅 재배로 봄 한철 쏠쏠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들 부자의 참두릅과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천군농업기술센터가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참두릅을 보급하면서다. 2016년 도시에서 생활하던 아들 차종훈씨가 귀향해 아버지 농사에 힘을 보탰다. 지금은 4958㎡(1500평)에서 참두릅 3000여그루를 재배 중이다. 차씨 부자는 참두릅을 4월 중순부터 약 20일간 수확한다. 매출이 500만~600만원에 이른다. 아들 차씨는 “봄철 단기간 농사치고 꽤 쏠쏠한 수익”이라면서 “1년 농사를 준비하는 자금으로 요긴하게 사용한다”고 말했다.

승계농인 차씨는 최근 들어 농업에서 가능성을 ‘완전히’ 봤다. 올핸 연천군4-H연합회장을 맡아 외연도 넓히고 있다. 그는 “참두릅 재배를 확대해 부수입을 더 늘리겠다”고 했다. 주작목인 콩·팥 재배를 늘려 잡곡류영농법인 설립에 도전하겠다는 야무진 목표도 제시했다.

잎채소 전문 생산농장 안산팜영농조합법인(대표 조낙구·경기 안산)은 시설하우스 86동에서 열무·얼갈이배추·아열대채소 등 잎채소류를 생산한다. 연간 생산량은 1000t. 2019년 매출은 20억원에 달했다. 661㎡(200평) 시설하우스 한동에서 연평균 2300만여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조낙구 대표(70)는 2017년부터 품목 다변화를 위해 공심채·고수·카이란·바질 등 아열대채소 재배에 도전하고 있다.

안산팜의 성공 비결은 판로다. 인터넷 오픈마켓 ‘쿠팡’ 등을 활용한 직거래는 판매 일등공신이다. 2019년 안산팜에서 생산하는 채소의 90%를 인터넷을 통해 직거래했다. 수확 후 선별·포장도 남다르다. 대부분의 시설농가가 수확 현장에서 바로 묶어 포장한 후 도매시장에 내는 방식과 달리,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시설에서 2차 선별·포장을 한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월평균 8000여건의 활발한 거래가 가능했던 비결이기도 하다. 조 대표는 “성실하게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지 트렌드를 읽어 판로를 개척하면 농업분야도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요즘 농촌현장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PC)는 반세기 전인 1972년에 나왔다. 그 개념은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이자 개인용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케이가 쓴 논문에 처음 등장했다. 그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아버지 차우현씨는 겸손하게 말했다. “농기센터와 농협이 새 소득작물 보급과 판로까지 든든하게 뒷받침해주니 나는 복 받은 농민”이라고. 하지만 차씨 부자의 진정한 무기는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는 긍정성에 있을 것이다. 차씨 부자와 조 대표는 특유의 성실함과 긍정의 힘으로 스스로 ‘복’을 만들어가고 있다. 앨런 케이의 말처럼 미래를 창조해가는 농민들이 있는 한 우리 농업엔 희망이 있다.

유건연 (농민신문 전국사회부 차장) sower@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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