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 대비 서둘러야

입력 : 2020-03-09 00:00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는 지난겨울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겨우내 동장군은 힘을 잃었고, 폭설 대신 그간 겪어보지 못한 겨울 장대비만 쏟아졌다. 달라진 겨울 풍경은 축제에서 여실히 확인됐다.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와 평창 송어축제,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축제 등 각종 축제는 이상고온으로 큰 차질을 빚었다. 이들 지역엔 1월초 3일간 60~70㎜가 넘는 겨울비가 내렸다. 때아닌 폭우로 축제장의 얼음낚시터는 물바다로 변했고, 얼음축구장이나 눈썰매장 등은 모두 녹아 사라졌다. 축제의 부진은 곧바로 얼음과 눈을 활용해 짭짤한 소득을 올렸던 농민과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줬다.

겨울작물을 재배하는 농민에게도 깊은 근심을 안겨주고 있다. 마늘은 지나치게 웃자라고 일부 지역에선 습해마저 나타났다. 중만생종 양파 역시 예년보다 한달 이상이나 빨리 자라면서 지난해와 같은 ‘풍년의 역설’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보리도 생육정지기 없이 웃자랐고 습해를 봤다.

버섯 피해도 잇따랐다. 통상 봄가을에 수확하는 노지 원목 표고버섯은 때아닌 한겨울에 발생해 품질이 나빠져 농가의 시름을 가중시켰다. 설상가상 농민들은 원목의 생산성 저하로 아예 못 쓰게 되는 2차 피해마저 우려하는 지경이다.

피해는 이뿐이 아니다. 농민들은 영농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병충해를 걱정한다. 그동안 경험에 비춰 겨울 날씨가 따뜻했던 해엔 어김없이 병해충이 겨울을 나 영농철에 커다란 피해를 줬던 탓이다. 실제로 충북만 해도 지난겨울을 무사히(?) 넘긴 갈색날개매미충·꽃매미 등 해충의 부화가 빨라질 것이란 농업 관련 기관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포도·사과·복숭아 등 주로 과수에 피해를 주는 이들 해충은 방제도 여의치 않은 탓에 농민의 골머리를 앓게 한다.

온난화는 이제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온난화는 분명히 ‘기회’이자 ‘위기’다. 특히 농업분야에서 온난화는 농작물의 재배적지 확대와 열대과일 재배, 시설난방비 절감 등 긍정적인 ‘기회’도 가져다줬다. 하지만 그보다는 농작물의 수급불안을 가중시키고, 그로 인해 우리 먹거리에 더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럼에도 온난화에 대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게 농촌현장의 중론이다.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나무를 베는 데 한시간을 준다면, 먼저 도끼를 가는 데 45분을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링컨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모든 일에 준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갈수록 온난화의 영향은 더 두드러질 게 자명하다. 이제라도 정부는 물론이고 국민·농민·전문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이고 연차적인 대비 계획을 세워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온난화는 ‘위기’에서 더 나아가 ‘재앙’이 될 수 있다.

김태억 (농민신문 전국사회부 선임기자) eok112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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