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새만금에 농지 확대해야

입력 : 2019-12-18 00:00


정부가 새만금 간척지 개발사업을 본격화하려는 것 같다. 정부는 최근 열린 새만금위원회에서 “30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새만금사업을 본격화해 내년부터 성과가 가시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 새만금 내부개발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수변도시에 친수공간을 활용한 호텔과 마이스(전시·박람회)산업 등을 유치하는 전략이다. 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태양광발전시설과 관광케이블카 등도 세울 모양이다.

이러한 새만금 개발계획을 지켜보는 농업계는 씁쓸한 감정을 감추지 못한다. 1986년 타당성 분석을 시작으로 30년 이상 추진되고 있는 새만금사업에는 그 기간 한국 농업의 처지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애초 새만금 간척지는 100% 농지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1980년 저온피해에 따른 유례없는 흉작으로 식량자급률이 급락하면서 새만금을 안정적인 식량 공급기반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2007년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이 농지 72%, 복합산업용지 28%로 변경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정부가 그만큼 농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게 된 것이다. 이명박정부 들어서는 농지의 비율이 30%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면 복합산업용지 비중은 70%로 높아졌다. 토지이용계획 방향이 농지 위주에서 복합산업용지로 급선회한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사업 주관부처도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국토해양부로 바뀌었다. ‘식량안보 전초기지 확보’라는 새만금사업의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정부가 새만금 간척지 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이 시점에서 ‘새만금 내 농지 비중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는 다소 현실성 떨어지는 주장을 펴고 싶다. 낮은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농지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호텔이나 관광시설을 짓는 개발사업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양곡 수급자료’에 따르면 2018년 식량자급률은 46.7%를 기록했다. 2017년의 48.9%에 견줘 2.2%포인트 떨어졌다. 2011~2014년 40%대에 머물던 식량자급률은 2015~2016년 50%를 넘겨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2017년 50%선이 다시 붕괴됐으며 지난해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사료용까지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018년 21.7%를 기록하며 20%선 붕괴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상황이 이런데도 농지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8년 경지면적은 159만6000㏊로 2017년의 162만1000㏊에 견줘 2만5000㏊(1.6%) 줄었다. 농식품부는 2022년 곡물자급률 목표치를 27.3%로 제시했다. 이런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50만㏊ 정도의 농지가 필요하지만, 지금의 경지면적 감소추세에선 빠듯한 형편이다.

새만금은 사실상 마지막으로 기록될 대단위 간척사업이다. 환경파괴 논란으로 이제 더이상의 간척사업 시행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다시 말해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대규모 농지 확보도 새만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얘기다. 새만금 내부개발에서 농지의 비중을 높이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서륜 (농민신문 정경부 차장)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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