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

입력 : 2019-02-11 00:00


“농업을 직접 챙기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2년 전 대선후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농정공약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그러면서 농정공약 1호로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설치를 내걸었다. 농업정책 수립단계부터 농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농정공약 발표 직후 만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농정공약 발표 초안에는 특별기구 설치만 있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대통령 직속’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농업·농촌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과 애정이 각별하다는 설명이었다.

문 대통령의 농정공약 1호인 농특위가 올 4월 드디어 출범한다. 지난해말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농특위 설립을 위한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고, 청와대가 위원장 후보자의 인사 검증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농특위가 첫발을 내딛지도 않았건만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3년차에 접어들었는데 농특위를 중심으로 한 농정개혁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농정수장 공백 상태 지속 등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주요 국정 현안에서 농업문제는 계속 뒷전이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농특위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만큼 출범 지연에 따른 실망의 골도 깊어진 것이다.

일각의 우려처럼 농특위가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대통령이 직접 농특위를 챙기면 된다. 대통령이 없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직접 회의에 참석해 농특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여러 부처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복잡다기한 문제를 국정 최고 책임자가 나서서 풀어야 농특위가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농특위도 수동적인 자세로 대통령의 참여와 관심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농업·농촌 문제를 논의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국민 삶과 맞닿은 농업·농촌 문제를 발굴해야 한다.

아직 문재인정부 농정의 공과(功過)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농업홀대’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한 토론회에서 “듣기 좋은 소리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에서 정말 농업이 천하의 근본이 맞느냐”고 꼬집으며 “이 땅에서 농업이 희생산업이라는 말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많은 농민이 기억하고 있다. 농업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을 다시 보여줄 때다.

함규원 (농민신문 정경부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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