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청년농민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

입력 : 2018-03-14 00:00



청년농민 육성이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언제부턴가 한국 농업의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토론회나 세미나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청년농민이다. 청년농민을 빼놓고 미래농업을 이야기할 수 없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40세 미만 농가 경영주는 2016년 기준 1만1000명에 불과하다. 전체 농가에서 이들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1%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에는 6000명대, 2025년에는 3000명대로 폭삭 주저앉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젊은 피 수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한국농업은 고사할 것이라는 위기의식마저 흐른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농업분야로 끌어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본지가 주최한 제3회 미농포럼 참석을 위해 내한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로저스 회장은 “10~20년 뒤면 농민들이 람보르기니를 모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모습을 보면 청년들이 ‘나도 농민이 되고 싶다’고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을 농업으로 유입시키기 위해선 농업분야도 다른 산업 못지않게 발전가능성이 크며, 노력하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호소해야 한다는 말이다.

청년을 농업분야로 유입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여러차례 취재했다. ‘이렇게만 하면 청년농민이 크게 늘어나겠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라면 농민이 되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농산물시장 개방 가속화, 농가 채산성 악화 등 언론을 통해 비치는 모습은 장밋빛 기대보다는 잿빛 전망일 때가 많았다. 기자 속성상 부정적인 측면에만 돋보기를 들이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객관적인 농촌현실은 장밋빛보다는 잿빛이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겠으나 희망적인 지표도 있다. 연령별 농가소득을 보면, 2005년만 해도 40세 미만(3160만원)과 60대(2954만원) 소득이 별 차이가 없었으나 점점 격차를 벌여 2015년에는 40세 미만이 9541만원, 60대가 4013만원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두배 이상 차이를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두가지 요인이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부모로부터 자본과 토지를 물려받은 승계농이 많아졌다는 측면도 부인할 수 없지만, 청년 창업농이 혁신을 이뤄내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들어 전문화된 경영전략으로 높은 소득을 올리며 농업의 선진화를 이끌 청년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 이야기도 늘었다. 어쩌면 로저스 회장의 말처럼 람보르기니를 모는 청년농민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때쯤이면 농업이 미래산업이 되고 우리 농촌에도 햇빛이 비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함규원 (농민신문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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