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정부…2배 증액 공언했던 직불제는?

입력 : 2022-08-05 00:00

내년 예산안 편성작업 막바지

긴축재정 선언…세수도 줄듯

농업예산 더이상 줄일데 없어

삭감 없이 직불금 규모 늘려야

재정당국 설득 논리 마련 관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윤석열정부 첫 농업예산에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2배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직불제 예산 증액 규모에 이목이 집중된다. 농업계는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농업예산을 쥐어짤 것이 아니라 직불제 예산을 순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9월2일 2023년도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안을 확정 짓기 위해 재정당국과 각 부처간 막바지 줄다리기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재정 지출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맨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는 문재인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서 벗어나 긴축재정 기조로 전환한다고 선언했고, 이런 재정 기조를 당장 내년도 예산 편성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나라 살림살이 밑천이 되는 세수도 감소할 전망이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감면 조치로 2023년 세수는 올해보다 6조4000억원, 2024년은 2023년보다 7조3000억원 감소한다.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과 세수 감소 속에 농업예산 확보도 난항이 예상된다.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이 “2024년 세수가 올해보다 13조원가량 감소하는 가운데 농업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느냐”면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추궁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농업계에선 더이상 줄어들 예산도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농업예산은 정권마다 홀대를 되풀이하다 올해는 규모가 16조8767억원으로 국가 전체예산(607조663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까지 주저앉았다. 이학구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농업예산은 사실상 모든 정부에서 뒷전이었다”면서 “식량안보가 중요해지는 상황 등을 고려해 새 정부는 전체 예산 가운데 농업예산 비중을 4%까지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계의 기대는 특히 직불제 예산에 집중된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현재 2조4000억원 수준인 직불제 예산을 임기말까지 5조원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고 국정과제에도 이 내용이 반영되면서다. 단순 계산하면 예산은 1년에 5000억원씩 늘어야 한다.

당장 내년에 농식품부는 공익직불제 대상에서 억울하게 배제된 농가를 구제하고, 전략작물직불제를 선택직불제로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정 장관은 최근 국회에 “2017∼2019년 기존 직불금을 못 받았다는 이유로 공익직불제 대상에서 제외된 약 30만농가를 구제하는 데 3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라면서 “여기에 전략작물직불제를 도입하는 예산을 포함해 현재 4000억원 정도를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농업계는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직불제 예산이 다른 사업 예산 삭감 없이 순증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이 아니라 농업예산 전체 규모가 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다른 사업 예산을 직불제로 돌리려는 꼼수가 있다면 농업계 반발이 클 것”이라면서 “특히 직불금 수령액이 높아진다는 현장의 기대감이 큰 만큼 새 정부는 임기초 직불제 예산을 빠르게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학계 관계자는 “농업계는 완벽한 예산 순증을 요구하지만 긴축을 모토로 삼은 재정당국은 정반대로 기존 사업 구조조정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결국 관건은 재정당국을 설득하려는 농정당국의 적극적인 자세와 논리 구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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