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무자조금 출범] 쪼그라드는 국내 차시장…‘소비 확대’ 견인 기대

입력 : 2022-08-03 00:00

조성 추진 5년여 만에 결실…의미와 과제는

커피 등에 시장 잠식 위기

차산업 경쟁력 제고 목적

농산물로는 17번째 도입

산지 경작자·유통인 중심

대의원·관리위원들 선발

정확한 거출금 산정 필요

기한내 납부도 성패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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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7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 다향문화센터에서 열린 한국차자조회 2022년 제1차 대의원회에서 참석자들이 차의무자조금 성공 정착을 기원하고 있다.

차의무자조금이 출범했다. 농산물로는 인삼·친환경농산물·백합 등에 이어 17번째다. 차산업이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5년여 만의 결실=한국차자조회는 7월27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 다향문화센터에서 ‘2022년 제1차 대의원회’를 열고 홍순창씨를 초대 회장으로 뽑았다. 대의원회엔 전남 보성, 제주 등 전국 차 주산지 5곳에서 선발된 대의원 31명이 참석했다. 한국차자조회는 차산업발전법에 따른 자조금사업을 수행하는 단체다.

차자조금을 거출·집행하는 역할을 하는 차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도 이날 같은 자리에서 ‘2022년 제1차 위원회’를 개최해 초대 관리위원장으로 김태종씨를 선출했다.

이로써 차의무자조금은 2017년 1월 첫 도전 이후 5년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차자조회 전신인 한국차생산자연합회는 수입 개방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해 차산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의무자조금추진위원회를 구성, 의무자조금 대열에 문을 두드린 바 있다. 하지만 주산지별로 각자도생하는 흐름이 계속되면서 의무자조금 조성 움직임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이후 차자조회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를 거쳐 2019년 12월 주산지 시·군을 대상으로 의무자조금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앞서 농식품부는 2019년 9월 ‘차산업 중장기 발전방안’을 내놨고, 임의자조금 형태로 차자조금을 우선 조성한 뒤 2022년 의무자조금으로 전환을 유도해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생활 수준 향상,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등으로 차 소비시장은 세계적으로 지속 성장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커피, 수입 차, 대용 차 등에 잠식당하면서 차 소비 저변이 되레 축소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실제로 세계 커피 시장 규모는 최근 들어 조금씩 감소하고 있지만 다류 시장은 2015년 869억달러에서 2018년 972억달러로 11.6% 증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반대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차의무자조금 출범 의미는 대부분 대의원·관리위원이 차를 산지에서 실질적으로 취급하는 경작자·유통인이라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주산지를 보성·하동·제주 말고도 보성 이외 전남지역, 하동 이외 경남지역 등 5곳으로 나눠 대의원을 고르게 선발했다. 관리위원 중엔 하동녹차를 스타벅스에 입점시켰던 유명 산지유통 주체가 포함돼 있다. 그동안 지역별 생산·유통을 개별적으로 담당하던 관행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대목이다.

◆갈 길도 멀어=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인 정확한 거출금 산정과 납부다. 7월27일 확정한 거출금 납부 일정에 따르면 차자조회는 차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를 통해 8월 내에 전체 납부대상 2163곳에 안내문을 발송한다.

거출금은 경작면적을 기반으로 산정하므로 자신의 재배면적을 정확히 신고하는 게 중요하다. 차 농업경영체가 자신의 실제 경작면적을 9월 중 변경등록하면 이를 토대로 차자조회는 거출금 납부고지서를 보낸다. 의무거출금 납부기한은 11월말까지다. 미납자는 늦어도 연말까지는 내야 한다.

정부 자조금 지원사업의 최소한도는 1억원이다. 그 이상을 모아야 정부가 그만큼의 재원을 투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다. 차 생산자가 자신의 경작면적을 양심껏 신고하고 이를 기반으로 산정한 거출금을 기한 안에 납부하는 것이 차의무자조금 성패를 가르는 핵심인 것이다.

거출액 규모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차자조회는 거출액을 1㎡당 20원으로 책정했고 출범 초기임을 고려해 상한선을 두지 않았다. 거출 최소 경작면적이 1000㎡(약 300평)이므로 가장 적게 내는 생산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2만원이다. 자조회에 따르면 거출금이 10만원대인 농가가 대부분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제주 등 5곳 농업경영체는 거출액만 수백만원∼천만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농가간 ‘무임승차’ 논란과 취급 규모별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올 수 있다.

김응철 품목조직화연구소장은 “전체 거출 대상 농업경영체가 모두 납부하더라도 3억5000여만원(정부 보조 별도)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어렵게 첫발을 뗀 만큼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덩치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순호 한국차자조회 사무총장은 “차의무자조금은 1000㎡ 미만을 경작하는 소농은 거출 대상이 아니다”라면서도 “생산자·유통인·정부가 함께 자조금을 조성해 차 소비촉진에 공동으로 나섬으로써 국내 차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차 생산농가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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