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관리사’ 외국인 근로자 숙소 인정

입력 : 2021-11-24 00:00

고용부 지침 변경…축산농 숨통

사육사·재배사는 포함 안돼 가설건축물도 허용 불가 입장

‘농지 타용도 일시사용 제도’ 대안 부상…적극 활용 필요

 

고용당국이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 기준을 충족하는 축사관리사를 숙소로 인정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이런 내용으로 ‘2021년 외국인고용허가제’ 행정지침을 변경하고 각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바뀐 내용을 안내하는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뀐 지침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에 ‘관리사’로 건축허가를 받은 사업장 건물도 외국인 근로자 숙소로 사용을 허용한다. 다만 숙소가 근로기준법상 시설기준 위반사항이 없다는 사실을 지방관서로부터 확인받은 경우에 한해서다.

올초 고용부는 외국인 근로자 숙소 기준을 강화하면서 축사관리사 등 사업장 건물을 주거시설로 제공하려면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숙소’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축산농가들은 국토계획법상 농림지역 안에 일반주택·기숙사·숙박업체 등이 들어설 수 없어 고용부 방침대로 용도를 숙소로 변경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왔다. 특히 축사관리사가 ‘건축법’에 따라 적법하게 지어진 건물이며 대부분 남녀 구분, 난방 및 세면·목욕 시설 구비 등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만큼 용도 변경 없이도 숙소로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고용부가 축산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지침을 개정하면서 축산농가들은 한시름 덜게 됐다. 박중신 대한한돈협회 정책자문관은 “고용부가 7∼8월 실태조사 등을 거쳐 관리사를 숙소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축산농가 절반 정도가 관리사를 외국인 근로자 숙소로 활용하는 만큼 이번 조치로 상당수 농가가 부담을 덜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이번 조치로 숙소로 인정받게 된 것은 건축법 시행령의 ‘동물 및 식물 관련 시설’ 중 ‘관리사’ 단 한곳뿐이다. ‘곤충사육사’ ‘작물재배사’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버섯재배사를 숙소로 제공하는 경기 양평의 한 느타리버섯농가는 “재배사도 축사관리사와 마찬가지로 건축법에 따라 적법하게 지어진 데다 대다수가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 기준을 충족하는 만큼 숙소로 인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지 위 컨테이너 등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보지 않는 고용당국의 입장도 여전히 완강하다. 다만 최근 ‘농지 타용도 일시사용’ 제도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농가의 숨통이 어느 정도는 트인 상태다. 농가가 가설건축물 축조를 위한 농지 타용도 일시사용을 지자체에 신고하면 지자체 건축부서가 농지부서 등과 협의해 문제가 없을 경우 축조를 허용해주는 제도인데, 그동안 지자체가 이 제도를 모르거나 알더라도 적극 활용하지 않는 일이 많았다. 이에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각 지자체에 해당 제도가 활용될 수 있도록 공문을 보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용부가 외국인 근로자 숙소 기준 방침을 내놓은 올초보다는 대안이 어느 정도 나온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