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군급식 경쟁조달체계로 전환…국방부, 개선 종합대책 발표

입력 : 2021-10-14 17:32 수정 : 2021-10-15 01:20
13일 32사단 병영식당에서 병사들이 식사를 배식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산·지역산 식자재 우선구매 원칙 

접경지역 군납 농협·농가 매출감소 불가피 

 

군과 농·축·수협이 수의로 계약했던 식자재 조달방식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어 2025년엔 완전히 사라진다. 대신 군 장병에게 제공되는 식자재는 국산이거나 부대 인근에서 생산된 것이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군 장병에게 의무적으로 제공돼온 쌀케이크·쌀국수 등 우리쌀 가공식품이 줄어든다.

국방부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3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군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보고했다. 국방부 대책은 6월 출범한 ‘병영문화개선 민·관·군 합동위원회’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국방부가 최종적으로 내놓은 대책이다. 이로써 앞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로 격리된 일부 장병의 제보로 불거졌던 군 부실급식 문제가 6개월 만에 일단락되게 됐다.

국방부가 제시한 대책은 크게 3가지다. 농업계 관심사항은 주로 첫번째 대책에 담겼다. 우선 장병 중심의 급식 조달체계로 개선한다. 장병들이 원하는 식단을 먼저 편성하고 나서 식재료를 조달하는 ‘선(先) 식단 편성 후(後) 식재료 경쟁조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농·축·수협과 수의계약은 일정 기간 유지하되 다양한 공급자가 군급식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계약물량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2025년부터는 식단을 짜는 부대에서 최적의 공급자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대신 질 좋은 식재료를 공급받고 지역과 함께하는 민·군 상생에 기여하기 위해 조달 과정에서 농축수산물 ‘국내산 원칙’과 ‘지역산 우선 구매’를 추진한다. 국산과 지역산 농축수산물의 판로가 줄어드는 길은 막았지만 접경지역 군납 농협·농가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완전 경쟁조달체계로 전환하려면 현재 100%인 수의계약 비율을 내년부터 크게 줄여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방부가 내년 70%, 2023년 50%, 2024년 30%로 수의계약 비율을 연차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이미 제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쌀 소비확대 기조가 꺾인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그동안 국방부는 정부의 쌀 소비확대 정책에 따라 쌀을 함유한 케이크·햄버거빵·건빵·국수 등을 장병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선 가공식품에 쌀 함유 의무를 폐지했다. 장병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시중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아울러 국방부는 축산물 계약을 기존 ‘마리’ 기준에서 ‘부위별·용도별 납품방식’으로 변경하고 카레·볶음요리 등 식단에 맞게 장병들이 선호하는 부위를 조리에 적합한 형태로 조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조리병의 조리 부담을 줄이겠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대책은 또한 장병 선호도가 낮은 흰우유의 급식기준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가공우유·유제품·두유 등 다양한 제품을 장병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영양사·급양관리관 등 조리 인력을 확충하고, 현대화한 조리기구 도입을 확대해 조리 편의성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기본급식 단가도 올해 8790원에서 내년 1만1000원으로 대폭 인상하는 등 급식 질 향상을 위한 예산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이번 대책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에게 제대로 된 한끼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지난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종합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0여년간 유지해온 수의계약 방식을 경쟁계약체계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등 변화에 불편해하는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장병들의 먹거리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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