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공급과잉 전망…“선제적 격리해야”

입력 : 2021-10-13 00:00 수정 : 2021-10-13 23:27

통계청 예상생산량 조사 지난해 견줘 9% 늘 듯

정부, 시세·기상 등 고려 추가 매입 신중 입장 보여

산지 “빠른 시일 내 결단을”

 

2021년산 쌀 생산량이 382만7000t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와 견줘 9.1% 많은 양이다. 정부가 지난해 법제화한 쌀 수급안정장치가 처음으로 발동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통계청은 8일 ‘2021년 쌀 예상생산량 조사 결과’를 내놨다. 단수(10a당 생산량)는 522㎏으로 예측됐다. 최근 5년간 최대·최저치를 뺀 평균 단수는 521㎏이었다. 평년 수준의 작황인데도 생산량이 대폭 는 것은 지난해 작황이 워낙 나빠서다. 지난해엔 역대 최장 수준의 장마와 집중호우가 겹쳐 단수가 483㎏에 그쳤다. 재배면적 증가도 요인이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73만2477㏊로 지난해(72만6432㏊)보다 6045㏊(0.8%) 확대됐다.

산지와 양정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공급량이 수요량을 웃도는 공급과잉 시대가 1년 만에 다시 찾아오면서 쌀값이 불안정해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걱정하는 지점은 미묘하게 다르다. 산지는 어렵사리 끌어올린 쌀값이 다시 급락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가격지지 대책을 주문한다. 특히 농민들이 벼를 대량으로 출하하는 수확기에 정부가 계획량 이상의 추가 매입을 통해 쌀값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거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양곡관리법 시행령과 고시를 개정해 ‘초과생산량(생산량-수요량)’이 생산량의 3%보다 많으면 그 초과생산량을 사들여 격리하기로 했다. 정부가 추정하는 올해산 수요량은 357만∼361만t이다. 통계청이 8일 내놓은 예상생산량 382만7000t을 최종생산량으로 가정하면 초과생산량은 382만7000t에서 수요량을 뺀 21만7000∼25만7000t이 된다. 이는 생산량(382만7000t)의 3%인 11만4810t보다 많으므로 제도 발동 요건에 해당한다.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성명에서 정부가 추가 시장격리 방침을 10월15일 이전에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쌀 수급이 공급과잉 상황인 건 맞지만 현재 쌀값이 추가 매입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수확기 시세 향방을 가늠하는 이달초 쌀값이 초강세로 출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당 5만6803원(80㎏으로 환산 시 22만7212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5만4822원)보다 3.6% 높다.

불규칙한 기상도 정부 결단에 발목을 잡는다. 통계청이 8일 내놓은 전망치는 9월15일 작황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일부 산지에선 9월15일 이후에도 비가 잦아 병해충이 늘었다고 호소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통계청의 예상생산량과 최종생산량간 차이가 무려 12만4000t이나 벌어져 혼선이 일지 않았느냐”면서 “막바지 기상 악화로 단수가 급락했다는 견해가 많아 11월15일께 집계되는 최종생산량과 수확기 쌀값 추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쌀 수급안정장치 발동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농식품부는 8일 개최한 ‘양곡수급안정위원회’에서 “시장격리 요건에 해당할 경우 쌀값 등 수급상황을 고려해 수급안정대책을 보완하되 관계부처 협의, 양곡수급안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회의에선 정부가 미곡종합처리장(RPC)·건조저장시설(DSC) 등에 벼 매입자금 3조3000억원(농협 자체 2조1000억원 포함)을 지원하는 내용의 ‘2021년산 쌀 수확기 대책’도 나왔다.

김소영 기자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