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농업행사 열려도…농민 “몰라요”

입력 : 2021-09-13 00:00
‘대한민국 농업박람회’ 홈페이지.

정부·공공기관, 비대면 전환 농촌선 알지 못하는 경우 많아 

“대행업체 배만 불려” 목소리

기획·준비 단계부터 협력 필요 소규모라도 농가가 주체 돼야

 

‘2020 국제종자박람회 온라인 개최’ ‘온라인으로 만나는 우리술 축제’ ‘농림식품 연구개발사업 온라인 합동설명회’ ‘2021 식생활교육 온라인박람회’ ‘2021 농식품기술 과학기술대전 온라인 개최’….

최근 1년간 농림축산식품부 등 농업 관련 공공기관에서 벌인 행사 소개 내용 중 일부다. 여기에는 빠지지 않고 출몰(?)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온라인’이다.

공공기관이 주최·주관하는 각종 행사가 온라인으로 대거 전환된 지 2년 가까이 지나면서 농민들의 허탈감이 깊어지고 있다. 농민이 주인이 돼야 하는 행사인데도 정작 농민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높다.

농업계를 대표하는 행사 중 하나가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다. 농식품부는 해외에 내놔도 손색없는 농업계 대표 박람회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갖고 수년 전부터 야심 차게 추진해왔다. 올해는 특히 일자리·도시농업·농업기술·과학기술·말산업 박람회 등 개별 박람회를 종합해 덩치를 키웠다. 미국 등 굴지의 농업기술·데이터 전문가들을 참석시키고 농업로봇·푸드테크·그린바이오 등 최신 농식품 혁신기술도 최초로 공개했다.

농민과 예비농민이 군침을 흘리기에 충분한 내용이지만 현장 반응에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은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생업을 우선시하는 농촌 현장에선 솔직히 행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대학 학생 A씨도 관람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언제 했느냐, 그런 게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온라인 행사업체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지방 국립대학교에서 농업경제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B씨는 “농업박람회는 농업 신기술을 단순히 선보이는 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농민·전문가들을 만나면서 같이 호흡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며 “2년 연속 온라인으로 기획되다보니 행사 대행업체만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강 사무부총장은 “과거엔 농민단체를 비롯해 농업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 행사를 기획·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처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농업인의 날’ 기념식도 그렇고 최근 방역 강화를 이유로 각종 정부기관 주도로 행사가 이뤄지다보니 농민은 오히려 소외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농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번지르르한 대규모 온라인 행사보다 규모가 작더라도 농촌 현장에서 농민이 주인이 되는 행사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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