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과정서 농업·농촌 배려를”

입력 : 2021-09-10 00:00 수정 : 2021-09-10 18:37

농특위·농경연 토론회 개최

태양광 등 농촌 집중 설치 반대 농지 기능 종합 고려 필요 지적

재생에너지 투자·이익 공유 등 농가 참여 유도 방안 마련 강조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히는 ‘에너지 전환’은 농업·농촌에도 많은 숙제를 안기고 있다. 농업·농촌은 지역사회의 에너지 자립을 뛰어넘어 국가 전체의 재생에너지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부여받고 있어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농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에너지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8일 공동 주관한 ‘사람과 환경 중심의 지속가능 농업·농촌을 위한 농정과제 점검 연속토론회’에서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농경연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태양광 설비용량이 약 33.4GW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 용량을 생산하려면 농촌 태양광 기준으로는 4만3000㏊, 영농형 태양광은 7만7000㏊의 면적이 필요하다. 김연중 농경연 농업·농촌탄소중립연구단장은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장소로는 농지뿐 아니라 도시의 공장·학교·창고 용지 등이 있다”며 “설치 장소는 비용, 환경에 미치는 영향, 사회적 합의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무작정 농업·농촌에 집중시켜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진희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사장은 “농촌지역이 (도시와 비교해) 재생에너지를 위한 공간 잠재량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오염자 부담의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며 “농촌이 얼마큼의 용량을 맡을 것인지 등에 대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만철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기후위기분과장은 “잘 관리된 농지는 토양 내 탄소 저장량이 증가하는데 여기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면 토양 내 탄소 저장량이 감소하게 된다”며 “태양광 설치 후의 탄소 저장량 감소와 태양광을 통한 온실가스 저감량 가운데 어느 쪽의 편익이 높은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동근 친환경농산물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도 “농지를 탄소 수지의 관점에서만 평가해선 안된다”며 “태양광 설치를 위해 토지를 이용하면 잠재적으로 농지 감소, 생태계 단절이라는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농지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농민들의 주도적인 참여가 농업·농촌 재생에너지 생산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독일이 좋은 사례로 제시됐다. 독일은 시민과 농민이 재생에너지 보급을 주도해 농민들이 재생에너지 전체 설비의 10.2%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설비는 농민이 전체의 15.9%(약 7.3GW)를 갖고 있다. 김윤성 농특위 농어업·농어촌탄소중립위원은 “독일은 농민들이 재생에너지 보급에 적극 참여해 결과적으로 에너지 전환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며 “우리도 농민을 비롯한 지역주민이 재생에너지 생산에 금전적으로 투자하거나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이익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은정 기자 onj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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