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류계약재배사업, 콩 판로 확보·수급안정 기여…농가·업체 모두 “합격점”

입력 : 2021-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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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홍종대 경북 서문경농협 조합장(왼쪽부터), 진필식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 사무관, 농민 신용호씨가 허리 높이로 자란 ‘대원’ 콩 줄기를 헤치고 밑동의 콩꼬투리 생육상태를 살피고 있다. 콩 수확은 한달 반 후인 10월 중하순에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 두류계약재배사업 현장

식량안보 위기감 속 올해 도입 전체 생산량 10% 수준 취급

대상품목에 서리태 포함 주문

 

“판로 걱정 없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으니 농가로선 대만족이에요. 다만 계약시기를 앞당기고 보증금(선급금) 지급규모를 늘린다면 시세를 저울질하며 계약을 파기하는 일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3일 경북 문경시 농암면의 한 콩밭. 농민 신용호씨(62·화산리)가 허리춤까지 무성하게 자란 콩잎과 줄기를 헤치며 밑동에 주렁주렁 달린 <대원> 콩 꼬투리 생육상태를 이리저리 살폈다. 봄배추를 갈고 난 뒤 이모작으로 콩 2만3100㎡(7000평)를 재배한다는 신씨는 ‘두류계약재배사업’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신씨는 “사실 그동안 농협이 자체적으로 계약재배사업을 해오던 터라 농가 입장에선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도 “정부가 이제라도 콩에 관심 갖고 직접 나선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두류계약재배사업을 추진하면서 국산 콩 산지와 관련 업체들이 비교적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사업은 콩분야 최초의 정부 주도 계약재배사업이다. 지난해 기상이변과 감염병 확산으로 식량안보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올해 전격 도입됐다. 농민은 농협을 통해, 가공업체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참여하면 정부가 양쪽에 무이자 자금을 빌려줌으로써 수요자와 공급자를 잇는 방식이다. 올해는 412억원을 들여 국내 전체 생산량의 10% 수준인 1만t을 취급한다. 정부는 취급규모를 2023년까지 생산량의 3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업체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T를 통해 130억원을 배정했는데 신청금액은 두배가 넘는 286억원에 달했다. 국산 콩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싶은 업체가 많다는 방증이다.

현장 호응에는 가격이 치솟는 등 불안정한 수급상황도 한몫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콩 생산량은 8만926t으로 전년(10만5340t)과 견줘 23.2% 줄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국산 콩 소비가 활기를 띠었다. 콩값이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는 배경이다. aT에 따르면 국산 흰콩 1㎏당 도매가격은 7일 기준 6594원으로 평년(5078원)보다 30% 높다.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현장 여건에 맞는 세심한 지원이 대표적이다.

정오윤 안동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장장은 “정부가 농협경제지주를 통해 일선 농협에 내려보낸 관련 문서에는 농가 계약시기가 5∼6월로 돼 있지만 실제 이행된 건 자금 지원이 이뤄진 7월말부터였다”면서 “산지농협의 부담을 줄이고 농민들이 두번 걸음 하지 않도록 건고추 등 노지채소수급 안정사업 계약시기와 같은 6∼7월로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홍종대 서문경농협 조합장은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게 참여농가에 종자비·비료대 등을 지원하고, 건강기능성으로 주목받는 서리태를 대상품목에 포함시키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필식 농식품부 식량산업과 사무관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11억원을 확보해 계약재배 대상 콩 선별비의 50%를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올해 콩 매입단가를 1㎏당 4700원으로 200원 높였고 최종 매입 때도 수확기 시세를 최대한 반영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면서 “콩 자급률 제고를 위한 정부 노력에 농가들도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문경·안동=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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