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문 닫으면 지역경제도 ‘휘청’

입력 : 2021-09-10 00:00

지방대 신입생 유치 사활 불구

대입인구 줄고 수도권만 선호

33곳은 정부 재정지원 제외

 

‘신입생은 등록금 면제.’

10일 수시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2022학년도 대학교 입학 일정의 막이 올랐다. 지방대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신입생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학생들의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여전한 데다 학령인구 감소까지 겹친 탓이다.

지방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토대로 학생을 선발하는 정시에 앞서 수시로 학생들을 먼저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눈에 띄는 것은 파격적인 등록금 혜택이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호남대는 신입생에게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주기로 했고, 충북의 중원대는 수시 최초 합격자에게 수업료 100만원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최종 합격 때 필요한 수능 성적 기준을 폐지하거나 낮추는 등 전형을 개편한 대학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혜택이 큰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대입 인구는 점점 줄어드는데, 그나마도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224개 4년제 대학의 2021학년도 미충원 인원은 1만6432명으로 2020학년도의 3648명보다 약 4.5배 증가했다. 특히 비수도권 충원율이 2020학년도 98.5%에서 2021학년도 92.4%로 급락했다.

올해는 사정이 더 나빠질 전망이다. 2022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고3 학생수는 44만6573명으로 지난해(43만7950명)보다 약 2% 늘었다.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만 늘고, 강원(-300명), 충북(-166명), 전북(-190명) 등은 줄었다. 신입생 상당수가 지역 출신인 지방대 입장에선 우울한 지표가 아닐 수 없다. 종로학원하늘교육 관계자는 “2022년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 차이가 여전하고, 특히 전북·전남·강원·충북 소재 대학의 어려움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최근 교육부의 일반재정지원사업 대상에서 제외된 대학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최근 교육부는 학생 충원율, 교원 확보율 등을 기준으로 ‘2021년 대학 기본 역량 진단’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전국 52개 대학이 내년부터 연평균 40억원 안팎의 정부 일반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는데, 이 중 지방대는 33곳 포함됐다.

문제는 이들 대학이 재정난뿐 아니라 ‘부실 대학’으로 낙인 찍혀 학생들이 기피할 경우 지방대의 위축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지역의 중요한 자산인 대학이 위축되면 지역도 함께 쇠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소재 대학 15곳 중 절반가량인 7곳이 재정지원사업에서 탈락한 강원에선 탈락 대학 총장단이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경북도도 6일 탈락 대학 7곳의 총장과 간담회를 갖고 대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방대 위기의 본질은 수도권 중심 시스템”이라면서 “정원 감축 등 구조조정은 수도권부터 하고 지방대는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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