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진화하는 원산지 단속

입력 : 2021-08-23 00:00 수정 : 2021-08-2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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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에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단속도 진화하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검사소 직원들이 돼지고기 원산지 단속 현장에서 5분 만에 확인할 수 있는 검정 키트를 시연하고 있다.  4월 특허 출원해 정확성과 신속함으로 현장 단속원의 호평이 높다.

농관원, 식자재 점검방식 변화 통신판매 전담 관리 인력 확대

자체 개발 검정 키트 활용 땐 외국산 돼지고기 5분내 판별

 

“감염 우려에 곱지 않은 시선까지…. 많이 힘들죠.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삐를 더 단단히 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놀라는 것 중 하나가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다. 개별 제품이나 판매장 단위는 물론이고 요식업소에서도 주요 식자재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해서다. 농축산물 개방 확대에 대응해 국민 건강과 우리 농축산물의 소비 기반을 지키기 위해선 원산지 관리가 중요하다고 목청을 높여온 농업계 노력 덕분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현재 원산지 단속 정예인력은 특별사법경찰 1110명을 포함해 4000여명이다. 소비자단체 관계자 등 명예단속원을 포함하면 1만5000명이 넘는다.

이러한 농축산물 원산지 단속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는 지난해 1월20일 국내 첫 발생 이후 1년7개월이 넘도록 확산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 ‘저밀도’가 강조되면서 현장에서 실물을 보고 원산지를 판별해야 하는 단속업무 자체가 힘들어졌다. 오랜 방역 강화로 요식업계가 장기 불황을 겪는 것도 단속원들에겐 악조건이다.


하대옥 농관원 충남지원 기동단속팀장은 “원산지가 의심될 때는 업주와 대화하는 등 장시간 접촉이 불가피한데 감염 우려가 있다보니 단속원이나 업주나 찜찜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또 “‘장사도 안되는데 단속을 나오느냐’는 핀잔을 받거나 심지어 욕설을 들을 때도 있다”고 난처했던 경험담을 토로했다.

7월말∼8월초 폭염이 심할 때는 단속원들의 건강관리에 경고등이 켜지기도 했다. 박상우 농관원 원산지관리과 사무관은 “기온이 30℃가 넘는 야외에 있다 영하 30℃ 안팎으로 관리되는 판매장 냉동창고에 들어가 보관된 육류 등을 점검하다보면 60℃ 이상의 온도 격차에서 오는 체력 저하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최근 원산지 단속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통신판매 사이버단속반’을 확대한 것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등 통신판매 플랫폼에 입점해 판매하는 매장이 크게 늘어난 시장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 2019년 12개반 54명이던 단속원을 올해는 38개반 163명으로 3배 넘게 늘렸다. 전국 9개 지원별로 네이버쇼핑·이마트몰·롯데홈쇼핑 등의 중개사이트·쇼핑몰·TV홈쇼핑 업체를 배정해 전담 관리하게 했다.

그 결과 올 7월 현재 1만3622개 업체를 점검했고, 538건의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지난해 전체 실적(592건)에 육박한 것이다. 이달 중에는 내로라하는 유튜브 ‘먹방TV’를 모니터링하던 중 원산지 허위표시가 의심되는 돼지고기 판매업소를 찾아내 형사입건했다.

국산은 검정 키트에 두줄이 표시된다.
외국산은 한줄이 표시된다.

자체 개발한 원산지 검정 키트도 한몫했다. 특히 4월에 특허출원한 돼지고기 검정 키트는 돼지열병 항체 유무를 분석·판별하는 방법으로 국산과 외국산을 5분 안에 99% 정확성으로 구분해내 현장 단속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김정락 농관원 원산지관리과장은 “원산지 표시를 잘하는 유통인은 단속원을 친절하게 맞기도 한다”면서 “시대 변화와 시장 상황에 맞춰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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