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빈집 통계 ‘제각각’…“정확도 높여야”

입력 : 2021-08-04 18:38

통계청 ‘인구주택 총조사’ 때 미분양 등 일시적 상태도 포함

시점 따라 달라 객관성 부족

농식품부 자료도 신뢰 떨어져 “방식·문항·주체 명확 제시를”

 

농촌 빈집은 주민들의 안전과 위생을 위협하고 농촌 경관을 훼손하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그렇지만 잘 손보면 귀농·귀촌인이나 청년들을 위한 거주·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실제 지역 랜드마크로 탈바꿈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이처럼 농촌 빈집을 효율적으로 정비하려면 빈집의 현황과 상태 등을 정확히 보여주는 자료가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촌(읍·면 지역) 빈집은 55만3000동으로 집계됐다. 2018년 53만3000동에서 2019년 56만1000동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소폭 줄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매년 빈집의 수만 집계할 뿐 시간에 따른 추이나 변화 이유 등을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농촌 빈집수의 변화가 정부 시책에 따른 것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알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통계청의 조사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인구주택총조사는 특정 시점(이번 조사에서는 지난해 11월1일)에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을 빈집으로 간주한다. 신축 주택이나 매매·임대·이사·미분양 등으로 일시적으로 비어 있는 집도 빈집으로 본다. 조사 시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인구주택총조사는 농촌에 즐비한 폐가는 빈집으로 보지 않아 농촌 빈집의 실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해마다 자체적으로 ‘농촌 빈집 실태조사’를 벌인다. 이 조사는 인구주택총조사와 달리 폐가를 포함해 1년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빈집으로 본다. 반면 읍·면 지역 미분양 아파트 등은 빈집으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역시 해마다 결과가 들쭉날쭉하다는 점이 문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해당 조사를 통해 파악한 농촌 빈집은 2018년 3만8998동에서 2019년 6만1317동으로 크게 늘었다가 지난해엔 5만5947동으로 감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 조사를 요청하면 지자체가 다시 이장 등을 통해 빈집의 수를 파악하는 방식”이라면서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 행정조사여서 신뢰도가 높지 않고 이에 따라 내부 참고용 정도로만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사기관에 따라 결과가 크게 차이 나고, 특히 그나마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농촌 빈집이 주민들의 안전과 농촌 경관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아서다. 정문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농촌 과소화와 고령화로 빈집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는 현시점에서 다소 예산이 들더라도 농촌 빈집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바뀐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각 지자체가 농촌 빈집 정비 계획을 수립하는 내년이 되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통계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공포된 바뀐 농어촌정비법은 지자체가 빈집의 소재와 관리 상황 등을 포함해 빈집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빈집 정비에 관한 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농식품부가 조사 방식과 점검 문항, 실제 조사 주체 등을 지자체에 명확히 제시해서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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