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취임 4년] 공익직불제 개편 농가에 도움…농업예산 홀대 아쉬워

입력 : 2021-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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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한 뒤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농정 성과 및 과제

작년 직불금 2조2769억 지급

개편 전인 2019년보다 84%↑ 산지 쌀값 안정화도 주목할 만 

올 예산 비중 3% 미만은 ‘한계’ 농지법 개정 등 현안 매듭 필요

 

“남은 임기 1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입니다. 그 1년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로 취임 4주년을 맞았다. 5년 임기의 팔할이 지나는 동안 농업계에도 웃음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대표적인 농정 성과와 남은 기간 마무리해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공익직불제 도입=강원 양구군 동면에서 2300㎡(약 700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백종경씨(68). 백씨는 “과거 쌀직불금으로 20만원 남짓 받았지만 지난해엔 6배에 달하는 120만원을 수령해 농약·비료도 사고 손주들 용돈도 줄 수 있었다”면서 “공익직불금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의 사과농가 유진상씨(51·부석면)도 “지난해 연말 받은 ‘면적직불금’ 200만원을 종잣돈 삼아 농장을 일부 보수했다”면서 “사과농사를 제대로 짓기 위한 재투자 비용으로 알차게 썼다”고 했다.

문재인 농정 4년간 가장 큰 성과를 꼽으라면 지난해 처음 시행한 기본형 공익직불제를 거론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2018년 관련 연구용역을 2차례 실시하고 2019년 전문가·농민단체 등과 20차례 가까이 마주한 끝에 그해 말 농업농촌공익직불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종전 쌀·밭·조건불리 직불금을 기본형 공익직불금(소농·면적)으로 개편, 지난해 연말 전국 112만농가에 2조2769억원의 직불금을 지급했다. 개편 전인 2019년(1조2356억원)에 견줘 84% 늘어난 액수다. 특히 직불금 총액 가운데 0.5㏊ 이하 농가 수령액 비중이 2019년 11%에서 2020년 22%로, 밭 수령액 비중은 16%에서 28%로 올라가면서 영세 고령농 소득 보전과 논·밭 농가간 형평성 제고라는 제도 도입 취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쌀 수급 안정=쌀값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 중 하나다. 2014∼2017년 연속된 풍작과 쌀 소비감소로 공급과잉이 만성화하면서 산지 쌀값은 2017년 6월 20㎏들이 한포대가 3만1691원으로 곤두박질쳤다. 20년 전인 1996년의 3만3224원보다도 내려간 것이다. 벼 재배농가는 국내 농가의 54.1%를 차지한다. 쌀값 하락은 농가소득 감소와 농가경제 불안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막아야 할 과제였다.

정부는 쌀 생산조정제인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을 2018년부터 3년간 실시했고, 2020년엔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3% 넘고 가격(단경기·수확기)이 평년보다 5% 이상 떨어지면 정부가 자동으로 쌀을 매입하는 쌀 수급안정제도를 마련했다. 매년 10월15일까지 쌀 수급안정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같은 정책적 의지에 힘입어 수확기 산지 쌀값은 2018년 4만8392원, 2020년 5만4121원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10a(300평)당 논벼 소득은 73만원으로 2017년 대비 35% 늘었다.


◆허울뿐이라는 지적도=이밖에도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를 2019년 출범했고, 올 하반기 준공 예정인 ‘스마트팜 혁신밸리’ 도입 등을 통해 기술 혁신과 청년농 육성 기틀을 마련한 것 등도 나름의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도 있다. 임정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농특위 출범, 공익직불제 도입과 함께 반영되진 않았지만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처음으로 헌법에 반영하려 한 움직임을 문재인 농정의 3가지 상징적 성과로 평가할 수 있겠다”면서도 “틀만 전환했지 실효성이 없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인사와 예산만 놓고 본다면 농업엔 무지와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는 혹평도 나온다. 이학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후보 시절 ‘농업은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취임 이후 농식품부 장관과 청와대 농해수비서관 자리가 상당 기간 공석이었을 정도로 농업계에 무심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은만 한국농축산연합회장은 “올해 국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농업예산 비중이 사상 처음 3% 아래로 추락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농민과 교감 늘리고 농지 투기 근절 등 현안 매듭지어야=전문가들은 남은 1년 동안 농업 현장과의 소통을 늘리고 농지법 개정, 식량안보 위기 해결, 농가소득 제고 등 당면 현안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부재지주가 50%를 넘고 임차농이 전체 농민의 60% 이상인 상황에서 농지 전수조사를 하루빨리 실시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대상에서 농지를 제외하는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두봉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청년문제를 해결한다며 각종 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청년농·후계농을 위한 정책적 고민은 발견하기 힘들다”면서 “농식품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현장농정을 강화해 농심을 보듬는 것에서부터 마지막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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