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0만명 대상 4차 재난지원금… 농민 또 ‘외면’

입력 : 2021-03-05 00:00

정부, 추경안 국회 제출

코로나 대책 19조원대 규모 지급대상 두고 형평성 논란

“화훼·겨울수박·친환경 농가 피해 심각…직접 지원 절실”

 

정부가 발표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농민이 또 빠졌다. 특히 소득 감소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노점상과 소득이 없는 대학생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업계에선 형평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4일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본 소상공인 등 690만명에게 최대 5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는 추경으로 확보할 15조원대의 예산과 기정예산 4조5000억원을 묶어 코로나19 맞춤형 피해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와 여당은 ‘더 넓고 더 두텁게’란 기조 아래 4차 재난지원금을 논의하면서 지급 대상을 종전보다 200만명이나 늘렸다. 여기엔 노점상을 비롯해 실직자의 대학생 자녀까지 포함됐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화훼농가와 친환경급식 납품농가 등 농업계는 이번에도 지급 대상에서 빠져 ‘농민은 국민도 아니다’라는 자조가 나온다.

당정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2월 중순께부터 농업계는 지원 대상에 농민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해왔다. 농산물 판촉행사 등 효과가 제한적인 간접 지원책보다 재난지원금 형태의 현금 지급이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을 두고 농민을 직접 지원하기는커녕 간접 지원하는 대책이라고도 보기 힘든 내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사업은 ▲농지조사와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시설분야 넷제로(탄소중립) 기초 DB 구축 ▲농업분야 유망기업 청년 취업 지원 ▲농업에너지 이용 효율화 등 129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국회 관계자는 “(농업분야 추경안은) 코로나19 피해 지원이나 추경의 통상적인 근거가 되는 시급성과 거리가 있다”며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농업분야 추경을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2월25일 더불어민주당 당사 점거농성에 이어 4일 국회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만나 농업계의 요구를 재차 전달했다. 이무진 전농 정책위원장은 “코로나19로 농업계에 직간접 피해가 크게 발생하고 있는데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대책만 나와 답답하다”며 “전체 농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지원금 지급이 어렵다면 화훼농가나 겨울수박농가 등 피해가 심각한 이들에게만이라도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도 3일 성명을 통해 “소상공인은 물론 저소득층 대학생과 노점상 등 다양한 계층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농업분야는 제외돼 농업홀대론이 일고 있다”며 “국회는 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농업부문에 대한 지원을 고민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화훼농가·친환경농가는 손실이 800억여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지난해 화훼농가에 대한 지원액은 금리 인하 등 간접 지원 20억여원에 불과하다”며 “한계까지 내몰린 어려움에도 묵묵히 땀 흘려 일하는 농민들을 위해 이번 추경안 심사에서 증액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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