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가는 나라 곳간…쌀시장 ‘혼돈’ 가공업체 ‘신음’

입력 : 2021-03-03 00:00 수정 : 2021-03-0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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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6일 경기 화성시 장안면에 있는 공공비축용 벼 저장창고에서 창고 관계자가 톤백 벼가마를 옮기고 있다. 지난해 쌀 생산량 감소로 쌀값이 강세를 보이자 정부는 공공비축용으로 쌓아뒀던 쌀 중 18만t을 1·2월에 걸쳐 시중에 공급했고, 6월까지 19만t을 추가로 방출할 예정이다. 화성=이희철 기자 photolee@nongmin.com

지난해 생산량 크게 줄어 정부양곡 수급 ‘빨간불’

비축미 대부분 용도 확정 상태 시중방출·해외원조 소진 예정

쌀소매값 평년보다 30% 높아 원료 부족으로 업체 존폐 위기

“감산 위주 정책 전면 재검토를” 

 

지난해 작황 부진에 따른 쌀 생산 감소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상 여건이 올해 또다시 나빠지기라도 한다면 쌀 부족 사태 등 식량위기 수렁으로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양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양곡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정부 쌀 재고량은 119만t이다. 국산 72만t, 외국산 47만t이다. 연산별로는 2020년산이 62만t으로 가장 많고 2019년산 31만t, 2018년산 18만t, 2017년산 7만t, 2016년산 1만t이다.

이 중 국산 37만t에 대해선 시중에 방출하기로 정부가 이미 공표한 상태다. 1·2월에 18만t이 풀렸고 나머지 19만t도 6월까지 추가로 공급된다. 119만t에서 37만t을 뺀 82만t도 상당 부분 쓸 곳이 정해져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해외원조용으로 5만t을 3월 중 공급하고 국내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용 쌀로도 12만t이 나가야 한다.

농식품부는 국내 소비감소세를 고려하면 재고량은 충분하다고 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가구부문 1인당 쌀 소비량은 57.7㎏으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2019년(59.2㎏)보다 2.5% 감소한 것이다. 감소율로만 보면 최근 5년 중 두번째로 높다.

하지만 시장은 쌀 공급부족에 따른 몸살을 벌써부터 앓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의하면 2월25일 기준 쌀 소매가격은 20㎏들이 한포대당 6만273원으로 치솟았다. 평년(4만6332원)에 견줘 30% 높다. 지난해 쌀 생산량이 350만7000t으로 전년(374만4000t)과 견줘 6.4%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가격 상승이다.

국산 쌀 가공업체들은 원료난에 신음한다. 농식품부가 가공용으로 공급하는 국산 정부양곡을 올해는 5만t으로 확 줄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지난해(11만t)의 절반도 되지 않는 물량으로는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재고 여건을 고려해 밥쌀용 정부양곡의 안정적 공급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관련 협회와 협의해 내린 결정”이라면서도 “이들 업체 지원을 위한 가용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생산조정제 등 감산 위주의 쌀 생산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까진 그간 쌓아둔 재고가 있어 그럭저럭 넘기겠지만 이월재고가 거의 없는 내년 수급은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쌀값 추이로 볼 때 5년 주기로 ‘2년 대풍, 3년 평작·흉작’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상이변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자연재해가 또다시 닥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 같은 형태의 쌀 생산조정제는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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