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00만달러 대북지원 의결…식량지원도 속도 낼 듯

입력 : 2019-06-12 00:00

인도적 지원 첫발…WFP·유니세프에 이번주 중 송금

식량지원도 국제기구 통한 간접지원 방식 추진 검토

지원품목은 쌀 재고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듯



문재인정부의 인도적 대북지원사업이 첫발을 떼면서 이번에는 대북 식량지원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5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영양지원사업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북한 모자보건사업에 모두 800만달러(약 95억원)를 무상지원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이들 국제기구에 이런 사실을 통보하고 필요한 계좌를 받아 입금하게 된다. 이르면 이번주 중 송금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800만달러 지원은 2017년 9월에 이미 결정이 난 사안이다. 하지만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집행이 계속 미뤄졌고, 2년 가까이 지나서야 실제 지원에 나서게 된 것이다.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대북지원을 한 것은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12월 유엔인구기금(UNFPA)의 ‘사회경제인구 및 건강조사사업’에 80만달러(약 9억5000만원)를 지원한 게 마지막이었다. 현 정부 들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사업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대북 식량지원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수차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정부는 대북 식량지원 원칙을 이미 확정했고, 이를 어떻게 추진하느냐 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관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조만간 대북 식량지원의 구체적인 계획을 국민께 밝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5월31일 판문점 남측 지역 자유의 집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은 현재 국제기구에 식량원조를 요청하는 등 외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5만t의 식량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설 최고위원은 “(북한의) 부족한 식량은 145만t에 달한다”며 “북한이 식량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를 넘겨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지원방식은 우선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지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9일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은 일단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품목이 쌀이냐 다른 곡물이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남는 쌀이 130만t 정도 된다. 남는 쌀의 창고 보관료만 1년에 4800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국민도 고려해주시면 고맙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과거의 사례처럼 트럭을 이용해 북한에 직접 쌀을 가져다주는 방안도 고려 대상이었지만,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그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고위 관계자는 “차량은 가축질병을 옮기는 역할을 하는데 ASF도 예외가 아니다”며 “북한에서 ASF가 발생한 상황에서 트럭이 북한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방법은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 통일부와 농식품부는 지원 가능한 물량 등에 대해 계속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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