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직불금, 0.5㏊ 미만 영세농엔 면적 관계없이 일정액 지급

입력 : 2018-10-10 00:00 수정 : 2018-10-11 00:03

농식품부, 국회 농해수위 소속 여당 의원들에 ‘개편방안’ 보고

직불금 수령 상한선 30㏊→20㏊ …“대농 쏠림현상 완화 목적”

쌀 직불제·밭 직불제 통합 … 농가 환경준수 의무 추가키로



정부가 쌀 직불금 배분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지급 상한면적을 낮추는 대신 영세농에게는 면적에 관계없이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쌀 직불제와 밭 직불제를 통합하고, 농가의 직불금 수령 요건에 환경준수 의무를 추가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이런 내용의 ‘쌀 목표가격과 직불제 개편방안’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에게 비공개로 보고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쌀 직불제를 그대로 둔 채 쌀 목표가격만 올리면 쌀 공급과잉 구조가 심화되고, 그만큼 재정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게 당정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쌀 생산과잉을 유발하지 않는 방향으로 쌀 직불제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나서 목표가격 인상폭을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먼저 쌀 직불금의 대농 쏠림현상을 완화하면서 영세농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직불금 지급 방식을 손보기로 했다. 여기엔 쌀 직불제가 면적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농가소득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현행 쌀 직불제는 면적에 정비례해 직불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농식품부가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전북 전주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0㏊ 이상 농가의 고정직불금 평균 수령액은 0.5㏊ 미만 농가의 58배에 달했다.

농식품부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가당 쌀 직불금 수령 상한선을 30㏊에서 20㏊로 낮추고, 0.5㏊ 미만 농가에겐 면적에 관계없이 일정액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농 중심의 상후하박(上厚下薄) 구조를 영세농 위주의 하후상박(下厚上薄) 방식으로 개편하겠다는 의도다. 2017년 기준 벼 재배면적이 20㏊를 넘는 농가는 전국적으로 약 2000가구이며, 0.5㏊ 미만 농가 비율은 50%에 육박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직불금이 면적에 비례해 지급되다보니 영세농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영세농에게 일정 수준의 직불금을 보장하는 방안 외에도 면적에 따라 지급 단가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쌀 중심의 농업 생산구조를 개선하고 다른 식량작물이나 밭작물의 재배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쌀 고정직불제와 밭 직불제를 ‘농지직불제(가칭)’로 통합하기로 했다. 두 직불제를 합치면 품목 이동이 활발해져 농지 이용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18년 기준 1㏊당 고정직불금은 쌀이 100만원인 데 비해 밭작물은 50만원에 불과하다. 품목간 직불금 차이가 워낙 커 ‘직불제가 농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가로막는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농식품부는 장기적으로 쌀 변동직불금도 농지직불제로 흡수하고, 고정형과 변동형을 합해 농지 1㏊당 평년치(최근 5년 중 최대·최저치를 뺀 평균, 165만원) 이상의 직불금을 지급하는 방안 또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직불금 수혜농가에 대해 기존의 농지 형상·기능 유지, 농약·화학비료 사용기준 준수와 함께 영농폐기물 수거 같은 환경준수 의무도 추가하기로 했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해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한다는 취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직불제 개편을 위해 6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겼고, 이달 17일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개편안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영·서륜 기자 suppl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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