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지임대차 제도 대폭 손본다

입력 : 2018-08-10 00:00 수정 : 2018-08-11 23:49

농식품부, 개선안 국회 보고 신고포상제 도입…“불법 근절”

고령 재촌지주 부분 임대 허용

임차농에 표준계약서 제공 등 제도권 편입방안도 함께 마련


소유자와 경작자가 다른 임차농지 비중이 절반에 이르자 정부가 농지임대차 제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불법임대차를 근절하고, 농지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이런 내용의 ‘농지임대차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전체 농지에서 임차농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 2016년 50%를 돌파했다. 특히 임차농지의 비농민 소유 면적은 2015년 기준 49.9%에 달했다. 헌법상의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농지이용 실태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불법임대차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최근 3년 내 취득한 모든 농지를 대상으로 소유자와 경작자가 맞는지, 용도에 맞게 이용하는지를 조사해서 불법으로 확인되면 소유자에게 처분 의무를 부과할 방침이다. 현행 농지법은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의 임대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농지임대차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고령화된 농촌현실을 감안, 재촌지주(농지가 있는 곳에서 살고 있는 소유주)의 임대를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테면 농사를 짓고는 있지만 힘에 부치는 고령농에게는 8년 이상의 자경농지에 한해 부분 임대를 허용하는 식이다.

임대차 허용지역도 늘어난다. 농식품부는 규모화 등 농정시책 달성에 필요한 사업의 임대차 확대를 검토 중이다.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수출하기 위해 조성하는 집단화단지나 친환경지구처럼 생산단계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지역이 대표적이다.

농식품부는 부재지주나 고령농으로부터 농지를 위탁받아 전업농·청년농에게 빌려주는 농지임대수탁사업 담당 기관에 농협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이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또 임대차 관련 분쟁에서 임차농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표준계약서를 제공하는 한편 최소 임차기간을 품목에 따라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과수와 같은 다년생작물이나 시설투자가 많은 고정식온실은 3년의 최소 임차기간이 너무 짧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지주가 임대료를 급격히 올리지 못하도록 임차농에게 임차료 증감청구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엔 임차료 증감청구권이 마련돼 있다.

농식품부 측은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세부적인 농지법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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