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된 ‘스마트팜 혁신밸리’

입력 : 2018-07-13 00:00 수정 : 2018-07-14 00:25

전농 “파프리카·토마토 등 시설작목 수급상황 악화…사업 즉각 포기하라” 주장

농식품부 “수출에 큰 도움 농업 혁신·청년농 유입 등 종합적인 측면서 바라봐야”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정부가 추진 중인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유리온실 중심의 스마트팜을 규모화·집단화하면 시설작목의 과잉생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농은 최근 성명을 통해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을 즉각 포기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강광석 전농 정책위원장은 “유통구조 개선 없이 생산시설만 늘리면, 기존 농가들은 다 죽게 된다”며 “자칫 이 사업이 농업계의 4대강 사업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스마트팜 확산 차원에서 추진되는 국책사업이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과 청년창업 보육센터, 실증단지 같은 연구시설을 한데 모은 융복합 클러스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까지 전국에 4곳의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이달말 우선 2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한곳당 최소 면적은 20㏊이며, 기반조성비 3600억원을 비롯해 국비와 지방비 약 8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이 사업을 통해 고부가가치 농산물 생산은 물론 청년농 육성, 농업과 전후방산업의 동반성장 등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측은 “통제된 첨단시설에서 연중 안정적인 농산물이 생산된다면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능한 청년을 농촌으로 끌어들이면서 전후방산업의 투자 촉진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농은 이곳에서 생산된 파프리카·토마토·딸기가 국내시장에 쏟아질 경우 시설작목의 수급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최근 3년간 파프리카·토마토 가격이 생산비 아래로 떨어지면서 농가들은 그야말로 죽을 쒔다”며 “정부는 (5년 전) 동부팜한농 화옹간척지 유리온실 사태 당시처럼 이번에도 수출시장 확대를 내세우는데, 수출이 안되면 결국 (생산물량이) 국내시장으로 쏟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생각은 다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국의 비닐하우스 면적은 5만4000㏊이고, 스마트팜 혁신밸리 계획 면적은 겨우 80㏊ 수준”이라며 “시설하우스가 이미 포화상태라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스마트팜을 유리온실단지로 오해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파프리카처럼 많은 일조량이 필요한 작물은 유리온실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비닐하우스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농은 이 사업이 청년농 육성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전농은 성명에서 “기존 농가들도 생산비를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청년농들이 어떻게 버티겠느냐”며 “농업생산을 통한 청년농 유입은 오간 데 없고, 결국은 시설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 사업은 향후 농업보조금을 빨아들이는 하마가 될 것이며, 유리온실은 소수 기업농이 차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스마트팜 혁신밸리에는 대기업이 아니라 기존 농민과 청년농이 뛰어들게 된다”며 “농업 혁신과 청년농 유입, 전후방산업 투자 촉진 등 종합적인 면에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상영·서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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