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직불금, 쥐꼬리 지급에 선정기준도 논란

입력 : 2018-06-13 00:00 수정 : 2018-06-14 00:06

도라지·염소 등 한농가당 지급액 고작 ‘2만~3만원선’ 불과

서울 가락시장 미거래 품목 “기준가격 명확하지 않아” 지적



‘쥐꼬리’ 피해보전직불금 논란이 올해도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직불금 지급 대상품목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기준가격을 보다 정확하게 산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에 따른 농업인 등 지원위원회’를 개최해 호두·양송이버섯·도라지·귀리·염소 등 5개 품목을 2018년도 FTA 피해보전직불금 지급품목으로 결정했다. 도라지는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염소는 이의제기를 거쳐 우여곡절 끝에 직불금 지급품목으로 선정됐다. 이들 5개 품목 가운데 호두·양송이버섯·염소는 폐업지원 대상품목으로도 선정됐다.

피해보전직불금이란 FTA 이행에 따라 수입이 급격하게 증가해 국산 농산물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하락분의 일정 부분을 보전해주는 것이다. 가격과 총수입량, FTA 협정 상대국으로부터의 수입량 등 3가지 까다로운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직불금 지급 대상품목으로 선정될 수 있다. 조사 대상 108개 품목(66개는 농민 등의 신청품목) 가운데 5개만이 선정된 이유다.

이번에도 일부 품목의 경우 직불금 액수가 ‘쥐꼬리’ 수준으로 매우 적다. 대표적인 게 도라지다. 도라지의 직불금 단가는 1㏊당 약 6만3800원이다. 국내 도라지농가의 평균 재배면적이 0.35㏊이기 때문에 한농가당 평균 2만2300원 정도를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양송이버섯도 마찬가지다. 한농가당 평균 84만7000원 수준이다. 적지 않은 금액으로 보이지만 양송이버섯의 10a(300평)당 순수익이 3638만원이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많다고 할 수 없다. 염소는 한농가당 3만1000원에 불과하다.

피해보전직불금을 쥐꼬리로 만든 주원인은 수입기여도다. 수입기여도란 FTA로 인한 수입량 증가가 해당품목의 가격하락에 미친 영향을 수치로 산출한 지표다. 수입기여도가 클수록 직불금은 많아진다. 0%면 가격이 아무리 많이 떨어졌어도 직불금을 받지 못한다. 이번에 피해보전직불금 지급 대상으로 선정된 5개 품목의 수입기여도는 호두 98.65%, 양송이버섯 16.7%, 도라지 25.46%, 귀리 91.87%, 염소 48.94%다. 도라지·양송이버섯·염소의 경우 수입기여도가 낮아 직불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기준가격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보전직불금 지급 대상품목이 되기 위한 요건 중 하나는 해당품목의 해당연도 평균가격이 직전 5년간 최고·최저치를 제외한 3개년 평균가격의 90% 미만으로 하락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가격은 농산물의 경우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세다. 가락시장에서 판매되지 않거나 거래규모가 적을 경우 농식품부 장관이 지정한 별도 도매시장·공판장 등의 가격을 사용할 수 있다. 축산물은 축산물품질평가원 또는 농협이 조사하는 가격을 사용한다. 하지만 가락시장이나 축평원 가격 이외에는 파악하는 게 쉽지 않고 대표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염소가 당초 피해보전직불금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가 농가들의 이의제기 끝에 추가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부지역 생산자단체의 거래가격을 사용했다가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충북·충남·전남 등 3개 지역의 도축장 평균가격을 사용한 결과 직불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이의제기가 없었다면 그냥 묻혀버릴 수 있는 사안이었다. 한석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FTA 이행지원센터장은 “가락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품목의 경우 대표성 있는 가격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며 “보다 정확한 가격을 조사·산출하기 위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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