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최소한 GMO 포함 여부는 알고 싶다

입력 : 2018-04-16 00:00 수정 : 2018-04-16 13:45

‘GMO 완전표시제’ 청원 20만명 넘어 청와대 공식 답변 필요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인 만큼 기대감…소비자 알권리 보장을
 


“하루에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얼마나 드십니까?”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할 우리 국민은 얼마나 될까. ‘의도하지 않게 아주 가끔 먹는 것 같다’거나 ‘GMO를 사지도, 먹지도 않는다’는 답변이 대부분일 것이다.

GMO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다.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가 2016년 11월 성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GMO 공공인식’에 따르면 GMO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10명 중 9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표시 규제(92.7%), 유통 규제(91.8%), 수입 규제(90.8%)는 물론 연구·개발 규제(89.2%)도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실상으로 돌아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2016년 우리나라가 수입한 GMO는 974만t에 달했다. 쌀·잡곡·감자를 비롯한 전체 식량작물 생산량 471만t의 2배를 웃도는 양이다. 이렇게 수입한 GMO 가운데 774만t은 가축사료로 쓰였고, 나머지 200만t은 식용으로 사용됐다. 단순히 식용만 따졌을 때, 국민 한사람이 연간 40㎏씩 소비한 셈이다. 40㎏은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62㎏의 3분의 2에 이르는 양이다.

하지만 식품매장을 아무리 둘러봐도 GMO를 썼다고 표시한 식품은 찾아볼 수 없다. GMO를 매일 먹는다고 느끼는 소비자도 거의 없다. 왜 그럴까. 바로 표시제 때문이다. 유전자변형(GM) 옥수수는 빵·과자·올리고당으로 가공돼 팔린다. GM 콩은 식용유·된장·간장으로 탈바꿈해 소비자를 기다린다. 밥상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는 식재료들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현행 표시제가 가공 후에도 처음의 유전물질(DNA)이나 단백질이 남은 식품에만 GMO 표시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가공과정에서 높은 열을 받으면 원래의 DNA·단백질이 파괴되기 때문에 거의 모든 가공식품이 GMO 표시 규제를 받지 않는다. 국회가 2015년말 관련 법령을 바꿀 때 이런 표시 면제 규정을 없애려 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반대로 무산됐다.

식약처는 한발 더 나아가 GMO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의 ‘Non-GMO’ 표시도 사실상 가로막고 있다. GMO가 일체 들어가지 않은 빵에 ‘Non-GMO’를 표시했다간 바로 식품위생사범이 된다. 반면 GMO 종주국인 미국의 ‘Non-GMO’ 인증 상품은 3만여개에 달한다.

참다못한 생산자·소비자 단체들은 3월12일 청와대에 ‘GMO 완전표시제’ 국민청원을 넣었다. “GMO를 사용한 제품에는 예외 없이 GMO를 표시해달라”는 것이다. 청원은 한달 만에 참여자 20만명을 넘겨 청와대 수석비서관 또는 관련 부처 장관이 공식 답변을 내놔야 하는 사안이 됐다. ‘GMO 표시제 강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라 긍정적인 답변이 기대되지만, 식품업체와 미국의 훼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수입하는 GMO의 절반은 미국산이다. 

안전성에 물음표가 따라다니는 상황에서 밥상에 올라오는 식품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는 누구에게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GMO 완전표시제’가 필요한 이유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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