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개헌안 처리 ‘동상이몽’…“6월 투표” vs “올해 안에”

입력 : 2018-02-12 00:00 수정 : 2018-02-12 09:34

개헌 관련 정치권 움직임과 일정은

시기·정부형태 등 첨예 대립 민주당 “비용 1200억 절감” 한국당 “먼저 국민 의견수렴”

국회 개헌안 합의 불발 대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 3월 중순까지 개헌안 마련
 


여야가 이달 안으로 자체 개헌안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청와대까지 개헌안 마련에 나서면서 개헌을 향한 정치권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개헌 시점과 정부형태에 대한 이견으로 단일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청와대와 여당 계획대로 6·13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려면 3월 중하순까지는 개헌안이 나와야 한다.



◆여야 단일안 제시 당분간 힘들 듯=정치권의 공식적인 개헌 논의창구는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개헌·정개특위)다. 개헌·정개특위 산하 헌법개정소위원회는 2월말까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회의를 열어 주요 쟁점을 다루기로 했다.

출발은 순조로워 보이지만 합의안 도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개헌 시기부터 정부형태, 그리고 개헌과 맞물린 선거구제 개편문제에 이르기까지 여야가 사사건건 첨예하게 대립하며 마찰음을 내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개헌 시기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각 후보가 약속한 대로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 중에는 개헌안이 발의돼야 한다”는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높은 국민적 개헌 지지 여론에 더해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해야 투표비용 12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하며 6월 개헌을 관철하겠다는 태세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자체 개헌안을 내놓고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국가의 백년대계인 개헌을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해서는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지방선거와 연계한 곁다리 투표로는 진정한 개헌을 이뤄낼 수 없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한국당은 특히 문 대통령이 개헌 시간표를 제시한 것과 관련해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청와대를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개헌·정개특위가 막 가동된 상황에서 국회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데다 만약 그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정부가 개헌 발의를 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당은 역풍을 의식한 듯 개헌 자체는 반대하지 않고 있다. 여야가 충분한 논의와 국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는 반드시 개헌하되 ‘문재인표 개헌’이 아닌 ‘국민 개헌’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당이 내부적으로 꾸린 개헌특별위원회는 9일 국회에서 개헌 토론회를 열고 자체안 마련에 들어갔다.



◆청와대 개헌안 나올까=국회의 개헌 작업에 속도가 붙지 않자 청와대가 직접 나서는 모양새다. 개헌안 발의는 국회와 대통령이 할 수 있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는 3월 중순까지 개헌안을 마련해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여야 합의 불발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다.

정책기획위는 우선 13일 전문가 30여명을 중심으로 국민개헌자문특별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다. 특위에는 국민기본권·자치분권·권력구조를 다룰 3개 분과와 여론 수렴을 담당할 국민참여본부를 두기로 했다.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은 “3월 초순까지는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2월말이나 3월초에는 국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할 것”이라며 “3월 중순께 자문위안이 마련되면 대통령에게 보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개헌 추진을 서두르는 이유는 개헌 시간표를 6·13 지방선거 일정에 맞췄기 때문이다. 헌법을 손질하려면 20일 이상의 공고 기간과 그로부터 60일 이내 국회 의결이 필요하다. 법적으로는 5월초까지 개헌안이 나와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3월 중하순이 개헌안 발의의 마지노선이다. 발의 이후 나타날 쟁점 정리와 조문화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개헌 절차도 까다롭다. 일단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국회를 통과해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현재 제1야당인 한국당이 의석수 116석으로 개헌 저지선을 확보했기 때문에 청와대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청와대는 개헌안 발의를 통해 한국당을 대국민약속을 뒤집은 호헌세력으로 몰아붙일 수 있고, 지방선거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나 여당이 어떤 식으로든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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