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관련 개헌 논의, 농민이 주도권 가져야”

입력 : 2017-11-06 00:00 수정 : 2018-03-02 11:32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분야 헌법개정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분야 헌법개정 토론회’ 주요 내용

정치권·전문가만 모여 개헌 주도하면 안돼

농촌 읍·면 단위 모임 등 헌법개정 토론·학습 절실 ‘국민발안제’ 도입 주장도

“농업·농촌의 소중함 알리고 공익적 가치 명시” 한목소리 정량화·수치화 작업도 촉구

 

“내년 지방선거(6월13일)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 논의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이 국회에 공식적으로 개헌 논의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추진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농업계 움직임도 분주하다. 같은 날 국민농업포럼·농민의길·한국농축산연합회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농림수산식품분야 헌법개정 토론회’를 열었다.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헌법개정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 국민·농민이 개헌 주도권 가져야=토론회에서는 개헌을 어떤 방식으로 논의하고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주로 오갔다. 특히 현재 정치권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개헌 논의를 국민과 농민이 주체가 되도록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현재 개헌은 국회가 주도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에게 헌법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며 “많은 농민이 자신의 요구를 표출할 수 있어야 하며, 단지 농업계 전문가, 학자 몇사람만 모여 개헌을 주도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홍번 한국YMCA전국연맹 정책기획실장은 “이번 개헌에서 선행돼야 할 것은 개헌 논의를 국민 주도로 바꾸는 작업”이라며 “농촌지역에서도 읍·면 단위, 농민모임, 지역조합에서 이같은 헌법 관련 토론·학습 모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이번 헌법개정을 통해 국민이 헌법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는 이른바 ‘헌법개정 국민발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장기적으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헌법에 반영하려면 개헌 권한을 국민에게 부여하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는 것이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는 “헌법개정 국민발안제는 정치권이 개헌을 외면하더라도 국민이 개헌을 주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며 “특히 국민주권을 실현하려면 국회 의결을 거치지 않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농업가치 공감대 확산해야=참석자들은 농업·농촌의 다원적·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국민이 과연 그 가치를 얼마만큼 공감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시각에도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사동천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농업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분야와 결부돼 있지만, 이에 관한 인식·홍보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안전한 먹거리, 담수 효과 등 국민이 호응할 수 있는 주제를 전략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민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그동안 농업·농촌 정책에서 도시 소비자, 즉 납세자들을 수동적 개체로만 인식하진 않았는지 반성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한 정신이 이번 헌법개정 과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비용·금액 등 숫자로 표현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과학적인 자료·근거를 제시하지 않고서는 일반 국민이 이를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김기훈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과장은 “농업계야 농업가치를 다 안다지만, 지금 이 문을 나가면 일반 시민사회가 얼마나 공감할지 의문”이라며 “농업이 큰 역할을 한다는 걸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려면 과학적인 방법으로 정량화·수치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현진 기자 abc@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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