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세 등 농민 숙원 해결 ‘가속도’…쌀값 회복 등 난제도 많아

입력 : 2017-08-18 00:00 수정 : 2017-08-25 18:12

성과는?

고향세 도입 국정과제로 선정 지방재정 자립 적극 뒷받침 대통령 직속 농특위 설치 추진

농민에게 실질적 도움 주는 ‘100원 택시’ 등 도입 박차

농기자재 부가세 영세율 연장 등 국세 비과세·감면 혜택 유지


문재인정부가 17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려는 노력으로 100일 내내 70%를 웃도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농업분야에서도 ‘고향사랑 기부제도(고향세)’ 도입 등 농업계의 숙원사항을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농업분야 국세 비과세·감면 혜택을 대부분 연장하기로 하는 등 성과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쌀값 회복, 충분한 예산 확보 등 앞으로의 과제가 더 많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농업계 숙원, 국정과제에 담아=고향세 도입 등 농업계 숙원사항들을 국정과제로 대거 선정한 게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새 정부에서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방재정 자립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고향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부금 모집·활용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정부는 국회의원들의 관련 입법활동과 별개로 고향세 도입을 위한 준비작업을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7월21일 광역 지자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향세에 대한 의견을 구했으며, 이후에도 지자체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직속의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를 설치하고, 지방분권형 농정 추진을 위해 농어업회의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한 것도 적지 않은 성과다. 또한 2018년부터 전국 82개 모든 군지역에 ‘100원 택시’와 같은 농어촌형 교통모델을 보급하기로 했고, 국민연금 보험료 기준소득금액의 단계적 상향, 영농도우미·행복나누미 지원 확대 등도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 비과세·감면 혜택 대부분 연장=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농업분야 국세 비과세·감면 혜택 대부분이 연장된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매년 세법개정안이 발표될 때마다 일몰 종료를 주장하는 재정당국과 일몰 연장을 요구하는 농업계간에 치열한 논쟁이 되풀이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기재부가 ‘알아서’ 일몰을 연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결국 이는 대기업과 고소득자에게서는 세금을 더 많이 걷고, 농민과 같은 서민계층에 대해서는 세금을 덜 걷어 양극화를 조금이나마 완화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에 일몰이 연장되는 비과세·감면 가운데 농민에게 혜택이 가장 큰 것은 농업용 기자재 관련 제도다. 비료·농약 같은 농업용 기자재의 부가가치세 영세율(0%) 적용 기한이 올해 말에서 2020년 말로 3년 연장된다. 2016년 기준으로 감면액이 1조1172억원에 달할 정도로 농민들이 받는 혜택은 크다. 농어민이 직접 수입하는 농업용 기자재의 부가가치세 면제 기한도 역시 3년 연장된다.

농어촌주택·고향주택 소유자의 양도소득세 특례도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연장된다. 축사용지 양도소득세 감면제도는 면적제한(1650㎡·500여평)이 폐지되는 대신 감면한도가 5년간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조정된다.
 

과제는?

‘김영란법’ 가액 상향 조정 시급

한·미 FTA 개정 대책도 세워야
 

◆과제는=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그야말로 산더미다. 무엇보다 추석 전에 ‘청탁금지법(김영란법)’ 가액을 상향 조정하고, 쌀값을 회복시키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농업계는 3만원(식사)·5만원(선물)·10만원(경조사)인 가액을 추석 전에 상향 조정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막연히 추석이 다가온다는 이유로 특정 직종의 부진 등의 관점에서 가액을 조정한다면 새 정부의 반부패 정책기조에도 맞지 않고 국가의 청렴 이미지 제고에 손상을 준다”며 가액 조정을 당장은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11일 비공개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가액을 ‘5만·10만·5만+5만원(화환)’으로 조정해줄 것을 여당과 청와대에 요구해놓은 상태다.

쌀값 회복도 시급하다. 5일 현재 쌀값은 12만9232원으로 여전히 13만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2016년 같은 때와 비교했을 때 1만2000원 이상 낮다. 쌀값을 회복시키지 못하면 내년에도 변동직불금을 대규모로 지급하는 사태를 피할 수 없고, 쌀 목표가격 인상도 어려울 수 있다.

이밖에 국정과제의 액션플랜을 꼼꼼하게 수립하고 이에 걸맞은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매우 큰 과제다. 향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농업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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