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회복 위해 추가격리 검토…김영란법 가액 상향 노력”

입력 : 2017-08-11 00:00 수정 : 2017-08-11 13:41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쌀값 등 농정현안에 대한 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이희철 기자 photolee@nongmin.com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단독 인터뷰

8월중 수확기 대책 확정·발표 내년부터 쌀 생산조정제 추진

농정 발전방향 논의하는 ‘농특위’ 설치·운영 법률 올 하반기까지 제정


새 정부의 첫 농정수장인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4일로 취임 한달을 맞았다. 취임 초기 장관과 농식품부 직원들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농정현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송곳질문’으로 농식품부 장·차관과 산하 기관장들의 진땀을 빼게 했던 ‘상당한 전투력을 겸비한 야당 의원’이 바로 그 농식품부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득기소(各得其所)’. 누구에게나 꼭 맞는 자리가 있는 법. 취임 이후 농업·농촌 현장을 구석구석 누비며 농심을 어루만지는 모습에서 정해져 있던 자리가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책에 대한 검증과 대안을 제시했던 국회의원으로서의 ‘이상’과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야 하는 장관으로서 맞닥뜨린 ‘현실’ 사이의 괴리를 고민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농민 편에 서려는 모습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민신문>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CMM 빌딩 사무실에서 김 장관을 만나 쌀과 ‘청탁금지법(김영란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등 현안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 쌀값이 22년 전 수준인데 쌀값 회복 방안은?

▶최근 쌀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쌀값 안정이나 농가소득 보장에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쌀값 상승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올해 수확기 대책을 조기(8월)에 확정·발표하겠다. 2016년산 구곡 추가격리, 2017년산 일반벼의 사료용 전환 등도 검토하고 있다. 6월 기준 219만t에 이르는 정부 재고 감축을 위해 복지용·가공용·사료용 쌀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쌀값이 급등하지 않는 이상 가격조절용 밥쌀 판매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또 쌀 공급을 줄이기 위해 2018년부터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하고, 쌀 가공산업 육성 등 소비촉진 노력도 병행하겠다.

- 추석 전 김영란법 가액 상향조정을 기대해도 되나?

▶추석 전 가액 상향조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1일에는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을 만나 김영란법으로 인한 농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고, 현행 3만원(식사)·5만원(선물)·10만원(경조사)인 가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도 공감했다. 반면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농축산물을 제외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현재 많은 국민이 김영란법 시행을 찬성하고 있어 (농축산물을 제외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을 얻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당장은 가액을 조정해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게 필요하고, 농축산물을 제외하는 방안은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고향사랑 기부제법(고향세)’ 도입이 농업계의 큰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의 낮은 재정 자립도 문제를 완화하고, 적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향세 도입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정과제 중 하나인 ‘지방재정 자립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에 고향세가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본의 경우 지자체간 재정 불균형을 완화하고, 기부 답례품으로 지역 특산품을 제공해 지역 농산물 소비촉진에도 기여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고향세 도입이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방 재정·세정 등을 총괄하고 있는 행정안전부와도 협의할 계획이다. 고향세와 연계한 ‘4도3촌’ 운동을 펼쳐 도시민들이 농촌에 제2의 고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제(청년농업인직불제)’는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

▶농고·농대생의 영농창업 지원 및 귀농 대책에도 불구하고 2016년 기준 40세 미만 농업경영주는 1만1000명으로 전체경영주의 1.1%에 불과한 실정이다. 청년을 농업·농촌으로 유입하는 정책은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다. 영농의지가 높은 청년농업인이 조기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40세 미만 경영주에게 월 최대 100만원, 최대 3년간 월급 형태의 직불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논의 중이다. 또한 농지 확보, 영농기술 습득 등도 중요하기 때문에 농지·자금·교육을 종합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설치 및 농어업회의소의 법적 근거 마련 진도는?

▶농특위는 새로운 농정의 중장기 발전방향 등을 논의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농민들의 의료·교육·문화·교통 등 정부 내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는 문제들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 하반기까지 농특위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관련 법률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며, 관련 부처 장관, 농어업계 단체장, 각계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다. 농어업회의소는 민간 주도로 다수 농어민의 참여를 토대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농어업회의소 법제화의 경우 국회에 계류돼 있는 ‘농어업회의소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코앞에 닥쳤는데?

▶기본적으로 농업분야는 한·미 FTA에 따른 피해분야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68억달러지만 대미 수출액은 7억달러에 불과하다. 해마다 약 7조원의 농축산물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개정 협상 때 농업분야는 포함되지 않도록 하거나, 불합리한 부분은 당당히 개선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으로 대응하겠다. 특히 쌀은 2014년 7월 관세화를 결정하면서 정부가 밝힌 대로 ‘향후 모든 FTA에서 양허(개방) 제외해 지속적으로 보호한다’는 기본입장 아래에서 대응하겠다.

- 최저임금 인상으로 농업계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농식품분야는 농가나 농기업체의 영세성 등으로 인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파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근로자 25만여명 가운데 농업분야 취업자도 2만3432명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7월16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업계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는데, 향후 재정 지원 및 간접 지원책 마련 때 농식품분야가 소외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 농민단체 및 식품·외식분야 협회들과 간담회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업계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수렴할 계획이다.

-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에피소드 하나만 말하겠다. 8년간의 의정생활 가운데 6년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마지막 2년을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그런데 기재위에 가서도 농업 관련 발언을 하도 많이 하니까 나한테 “당신은 여기가 기재위인지 농해수위인지 구별을 못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 그래서 “농업도 우리 경제의 중요한 부분인데 기재위에서 농업 관련 발언한 것이 무엇이 잘못됐느냐”고 하니까 아무 말도 못하더라.

서륜·이현진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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