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CPTPP 반대’ 시위 격화…연내 가입신청 힘들듯

입력 : 2022-08-08 00:00

산업부, 국회보고 일정 안잡아

전국곳곳 농민들 집회 잇따라

진정성 있는 대내협상 추진을

 

농민신문DB.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가입 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사이 농민들의 CPTPP 가입 반대 시위는 전국적으로 격화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CPTPP는 연내 가입 신청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PTPP는 문재인정부가 지난해 12월 가입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가입 신청을 위한 절차가 빠르게 진행됐다. 정부는 올 3월 CPTPP 대국민 공청회를 연 데 이어 4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CPTPP 가입 신청 안건을 의결했다. 윤석열정부 역시 국정과제와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CPTPP 가입 추진 기조를 명확히 했다. CPTPP 가입 신청을 위한 국내 절차는 이제 국회 보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CPTPP 가입추진 계획의 국회 보고 일정을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농업계 반발을 고려한다는 이유에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3월 공청회 이후 4월 국회 보고 일정을 잡았지만 농업계 반발이 커 무산됐다”며 “지금은 국회 보고일정 데드라인을 정해놓지 않고 농업계와 먼저 충분히 소통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라는 새로운 통상현안이 급부상하면서 CPTPP 가입 신청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CPTPP 가입신청이 늦어지는 가운데 반대시위는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12일 농민의길·전국어민회총연맹·CPTPP가입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서울역에서 농어민 5000명이 참여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후에도 농민들을 중심으로 전남 여수, 경남 통영 등 각지에서 CPTPP 가입 반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농업계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대내협상을 진정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CPTPP가 동식물 위생·검역(SPS)과 같은 비관세조치에 변화를 가져오는 만큼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감품목을 선정해 예상 피해 수준을 추정해볼 필요가 있다”며 “게다가 CPTPP는 정해진 농업 관련 규범이 존재하므로 주요 내용의 임시 번역본을 농업계와 공유하고 사전에 예상 피해나 대비책 등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직접 지휘하기 위해 총리 직속으로 ‘TPP 등 종합대책본부’를 설치해 농수산부문의 설득에 직접 나선 것처럼 정부도 CPTPP 가입에 필요한 국내 의사결정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지금 당장 가입 신청이 늦어졌을 뿐 CPTPP에 가입 신청서를 낸 중국이 우리보다 먼저 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언제라도 가입 신청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며 “미국 중심의 IPEF와 중국이 가입하려는 CPTPP 모두에 우리가 참여하게 되면 농업계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CPTPP 가입만이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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