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두번 안 속아”…CPTPP 협의회 거부

입력 : 2022-01-14 00:00 수정 : 2022-01-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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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의길·한국농축산연합회·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임업인총연합회는 12일 청와대 앞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농업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CPTPP 가입 절차 중단을 정부에 요구했다. 현진 기자 sajinga@nongmin.com

알셉때도 일방적 설명 후 비준

피해규모 파악·대책마련 우선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등 속도전을 펼치는 가운데 농업계가 가입 추진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농업계는 정부가 사회적 논의라는 명목으로 일방적인 협의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는 ‘꼼수 면피’를 하려 한다면서 논의 자체를 보이콧(거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CPTPP 관련 품목별 실무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농민단체가 협의회를 보이콧하면서 협의회는 열리지 못하고 파행됐다. 농민단체장들은 회의장 입구에서 ‘CPTPP 가입 반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정부 관계자들의 입장을 막아섰다. 정부가 CPTPP 가입을 기정사실화해놓고 요식행위로 협의회를 연 것이라는 판단에서 다. 박흥식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 때도 설명자료를 한번 보여주고는 대외비라고 다시 걷어 간 뒤 곧바로 비준 절차에 돌입했다”면서 “이번 협의회 역시 면피를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은만 한국농축산연합회장도 “농민들이 피땀 흘려 지킨 농업 가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농민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CPTPP 가입을 강행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애당초 정부가 농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일 생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참석자 명단을 보면 통상당국에서는 고작 과장급 한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돼 있다”면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CPTPP 가입을 추진한다고 했으니 직접 와서 농업분야 피해규모와 지원대책을 설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국민 먹거리를 볼모로 CPTPP 가입을 추진하려는 문재인정부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충분한 대책 마련 없이는 CPTPP 가입도 절대 있을 수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은 “우루과이라운드(UR)부터 최근 알셉까지 수입개방과 맞물려 정부가 발표한 대책에 효과가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왔겠느냐”며 “기업농 중심의 경쟁력 강화 정책에 농민은 빚만 늘어나는 등 우리 농업은 기형이 됐다”고 규탄했다. 조영제 한국국산콩생산자협회장도 “CPTPP에 가입하면 베트남 등에서 생산되는 콩류가 낮은 관세로 들어와 약 35만 콩류 재배농가들이 폐농위기에 몰릴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의회가 무산된 뒤 이들은 오후 2시 청와대 앞에서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임업인총연합회와 함께 ‘CPTPP 가입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이들은 성명에서 “CPTPP가 우리나라 농업과 어업, 임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말살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문재인정부에 ▲CPTPP 가입 절차 중단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통한 가입 결정 논의 ▲농어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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