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新경영이론 실천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할 것”

입력 : 2019-08-19 00:00 수정 : 2019-08-19 23:09
김병원 농협회장은 최근 창간 55주년(8월15일)을 맞은 ‘농민신문’과의 특별인터뷰에서 “농민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농협”이라며 “새로 정립한 ‘협동조합 신경영이론’을 통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농민들의 가려운 부분도 시원하게 긁어주겠다”고 강조했다.

특별인터뷰-김병원 농협회장

농민과 농협은 피 나눈 형제 성장각도 차이 줄여 균형발전

웅덩이 파서 과감한 투자하고 조합은 농민 도우미 역할 하는

혈류·기울기·둠벙·지렛대 등 네가지 이론 정립해 경영혁신

농가소득 양극화 심각 공익형 직불제 도입 바람직

농산물 수급불균형 대비 과감한 시장격리·폐기 실시

농촌일손부족 해결 위해 농기계은행사업 등 활성화 미래 농업·농촌 발전에 온힘

40대 미만 청년농 집중 육성 농고생·농대생엔 장학금 지원
 


“농협이 그동안 기업 경영이론에 치중하면서 농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려면 ‘협동조합 신(新)경영이론’을 본격 실천해야 합니다.”

김병원 농협회장은 최근 창간 55주년(8월15일)을 맞은 <농민신문>과의 특별인터뷰에서 혈류(血流)·기울기·둠벙·지렛대 이론을 화두로 꺼냈다. 그러면서 “농민들은 수십년간 생산비를 줄여주고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달라고 요구했지만, 농협은 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농민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농협”이라며 “이 때문에 (2016년 3월) 취임하자마자 농가소득 5000만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대 과제를 발굴한 뒤 민관협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추진한 결과 지난해 농가소득이 4200만원을 돌파했다”며 “이 추세를 이어나갈 경영혁신을 위해 ‘협동조합 신경영이론’을 정립했다”고 강조했다.

농협 이념교육은 10만 임직원들의 ‘의식개혁’에 중점을 뒀지만, 협동조합 신경영이론은 사업모델에 협동조합 요소를 접목하고 ‘경영혁신’에 초점을 맞춰 한단계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이 농협의 지상목표다. 이를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협동조합 신경영이론을 주창하고 있다. 신경영이론이 어떻게 농가소득과 연계되는지 궁금하다.

▶신경영이론의 궁극적인 목적은 농가소득 향상과 맞닿아 있다. 현장에서 농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농협이 협동조합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는 목소리가 크다. 농자재가격을 내려주고,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달라는 게 주된 요구사항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신경영이론을 만들었다. 농협을 더욱 협동조합 방식으로 경영하겠다는 의지에서다.

‘혈류이론’은 중앙회·지주·계열사와 지역 농·축협이 300만 농민과 피를 나눈 형제·가족이므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갈등 탓에 협동이 안되고 단절된 느낌이 든다. 서로 힘을 모아도 부족한데 병목현상이 생기고 있다. 피가 잘 통하도록 300만 농민과 10만 농협 임직원이 한 방향으로 정렬해야 한다.

‘기울기이론’은 농협과 농민의 성장각도 차이를 줄여야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줄일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 바로 로컬푸드직매장이다. 영세농들이 농산물을 팔 곳이 없는데, 로컬푸드직매장이 생기면 판로가 창출된다. 지난 6년간 로컬푸드직매장 200곳을 설치했는데, 올해에만 200곳을 늘릴 계획이다.

‘둠벙이론’은 웅덩이를 파 과감하게 투자해야 미래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농협이 설립 중인 청년농부사관학교가 여기에 해당한다. 청년들이 농촌에 둥지를 틀 수 있도록 돕는 일은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다.

‘지렛대이론’은 무거운 물건을 손쉽게 들어 올리려면 안팎에서 적절한 도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민은 거대자본과 대응하고자 농협이라는 지렛대를 만들었다. 농민이 잘살게 해주고 불편함이 없게 해주라는 요구인 셈이다. 우리가 그 지렛대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가 못하면 다른 사람의 등이라도 타야 한다. 한진택배를 활용한 농협택배사업 진출이 좋은 사례다.

이러한 협동조합 신경영이론을 정립했는데, 벌써 과제를 361개나 발굴했다. 농협 임직원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많이 낸 덕분이다. 



― 지난해 농가소득이 4200만원을 돌파했다. 이제 5000만원을 달성할 수 있겠다는 희망적인 얘기도 나온다. 그렇지만 농가소득 양극화가 심각한데.

▶억대 부농이 늘고 있지만 연간 300만~400만원에 불과한 농업소득으로 생계를 근근이 이어가는 영세농도 많은 게 농촌의 현실이다. 품목간 양극화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축산·과수·시설하우스·벼 농가간 소득격차가 크다. 이런 양극화를 줄일 방안 중 하나가 정부가 주도하는 공익형 직불제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창출하는 대가와 직불금을 하나로 묶어 농민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균등하게 지불하면 소득격차를 줄일 수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들이 농민수당을 지급하거나 농민월급제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농협은 농외소득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을 만들고 있다. 농촌태양광발전과 팜스테이마을 육성이 대표적인 사례다.



― 올해 마늘·양파·보리·감자 등의 가격이 좋지 않다. 농산물의 수급불균형을 해결할 방안은.

▶농산물가격을 안정시키려면 파종단계부터 수확기까지 선제적이고 계획적인 수급조절이 필요하다. 생육기 이전에는 재배의향 정보를 농민에게 제공해 적정면적을 재배하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기상여건에 따라 방어가 안될 수도 있다. 생육기에 기상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늘어날 것 같으면 중간에 산지에서 물량을 조절(산지폐기 등)해야 한다. 그래도 출하기에 과잉생산이 예상되면 (초과생산량을) 과감하게 시장에서 격리해야 한다. 이게 제대로 작동되면 안정적인 가격유지가 가능하다. 보리는 정부·지자체와 손잡고 농가희망 전량을 매입해 자급률을 높일 계획이다.



― 농촌일손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농작업 기계화가 시급한데.

▶모든 농가가 한결같이 호소하는 어려움이 바로 일손부족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최저임금 상승률은 11.5%로 농가의 인건비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농촌일손부족 해결과 농업경영비 절감을 위한 최고의 수단이 농작업 기계화라고 본다. 농협은 올해 농기계은행사업과 농기계센터 활성화에 저리자금 1조200억원을 지원하고 예산 180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농작업 대행면적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60.2%에 불과한 밭농업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농협은 마늘·양파 등 10개 수급안정사업 품목을 중심으로 밭작물 농작업대행을 중점 추진할 것이다.



― 농협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 얼마전 청와대에서 열린 3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초청받았고, 여론조사를 보면 농협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농협은 농민과 국민의 신뢰를 먹고산다. 이런 까닭에 농협이 재계 9위라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 뿌리는 1961년 8월15일에서 찾을 수 있다. 옛 농협과 농업은행을 통합한 것이 모태가 됐다.

농협 동인들의 피나는 노력도 큰 힘이 됐다. 피땀 흘려 재계 9위를 만들어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농민이 대접을 못 받고, 농협만 대우를 받는 게 못내 아쉽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울기이론’을 만들었다. 농민과 농협의 성장각도를 줄이려면 농협이 농가소득원 개발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농민도 재계 9위다운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온몸을 던지겠다.



― 농업·농촌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청년농 확보가 절실한데.

▶미래의 농업·농촌을 이끌어갈 청년이 없다는 사실은 농업에 큰 위협이 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귀농·귀촌인구가 최근 부쩍 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0대 미만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청년들의 농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농 육성이 농업·농촌은 물론 농협의 생존과 직결된 일이라 판단하고 농협은 청년농부사관학교 건립에 정성을 쏟고 있다.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는 청년 후계농과 창업농을 대상으로 종합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한다. 농협재단은 매년 농촌 정착을 희망하는 농고생 300명에게 연 100만원씩, 농대생 200명에게 연 400만원씩 장학금을 준다. 또 올해는 파란농부 50명을 뽑아 네덜란드·중국 등으로 농업연수를 보낸다. NH농협은행은 <청년농 스마트팜 종합자금>이란 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은 기술력과 사업성은 갖췄지만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30억원까지 저리로 대출해준다.



―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 계획인가.

▶농정의 틀을 바꾸기 위해 농업직불제 개편, 지역단위 푸드플랜 수립, 농촌 일자리 창출, 청년농 육성 등 농업·농촌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농민 삶의 질 향상과 복지증진,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한 디딤돌을 놓을 수 있도록 농특위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임현우, 사진=김병진 기자 limtech@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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