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존재가치 찾아 농가소득 5000만원 기필코 달성하자”

입력 : 2019-03-15 00:00
11~12일 경기 안성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에서 열린 ‘2019년 범농협 최고경영자(CEO) 워크숍’에서 김병원 농협회장(서 있는 사람)이 계열사의 존재가치 찾기를 주제로 CEO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범농협 CEO 워크숍…심야토론 후 새벽 가락시장 방문

11~12일 무박2일 일정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서 열려

농산물 판로 찾기 고충 비롯한 청년농들 영농 애로사항 청취

농축산물 매출 확대 수익센터 기능 강화 등 범농협 경영혁신 각오 다져

심야토론 후엔 인근 딸기농장서 농민과 대화 시간 가져

새벽 가락시장선 농산물 가격지지 애쓰는 경매사 노고 격려
 


농협은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경제지주는 농축산물 매출을 늘려 농가소득 증대를 뒷받침해야 한다. 또 금융지주는 수익센터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하고, 중앙회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해야 한다. 특히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같은 맥락에서 범농협 최고경영자(CEO)들의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한 심야토론과 새벽 현장체험 자리가 마련됐다. 11~12일 무박2일 일정으로 경기 안성의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에서 열린 ‘2019년 범농협 CEO 워크숍’이 바로 그것이다. 워크숍에 참석한 범농협 CEO 50여명은 11일 오후 5시부터 외부특강을 시작으로 ▲청년농 애로사항 청취 ▲계열사 존재가치 찾기 토론 ▲딸기 수확체험 시간을 가졌다. 이어 농협가락공판장에서 경매를 참관한 뒤 경매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농민을 위한 경영혁신 의지를 다졌다.



◆범농협 CEO들 “존재가치 찾자” 심야토론 ‘후끈’=이번 워크숍의 핵심은 11일 오후 8시40분부터 시작된 계열사 존재가치 찾기 심야토론이었다. 김병원 농협회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토론을 진행했다. 청년농들의 영농애로를 청취한 김 회장은 “아직도 유통관련 계열사 대표들이 ‘농산물 판로를 찾기가 어렵다’는 청년농들의 간절한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있다”며 “젊은 청춘들이 농촌에서 둥지를 틀고 잘 살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문을 열었다.

노타이 차림으로 참석한 계열사 CEO들은 3분씩 돌아가며 회사의 존재가치를 발표한 뒤 자연스럽게 서로 질문을 주고받았다.

조완규 농협식품 대표는 “2017년 창립한 농협식품은 경쟁이 치열한 국내 가공식품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국내 원료 농산물의 소비를 늘리는 것이 농협식품의 존재가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성광 농협하나로유통 대표는 “농협식품은 대리점이라는 광범위한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고, 이곳에서 목우촌·농협홍삼 제품과 농협하나로유통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취급하면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협업을 요청했다. 

서철수 NH농협리츠운용 대표는 “우리 회사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일을 한다”며 “범농협이 보유 중인 유휴 부동산을 제대로 개발하면 농가소득 증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광록 남해화학 대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자동차 부지 옆에 남해화학 부지가 있다”며 “자체적인 여력이 없어 방치하고 있는데, 개발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부탁했다.

농민들을 위한 경영혁신 각오도 다졌다. 이병각 농우바이오 대표는 “내병성과 기능성을 갖춘 채소종자를 개발·보급하는 게 목표”라며 “고추·무·배추·대추토마토의 육종기술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농협에서 농우바이오를 인수하고 나서 기업가치가 많이 떨어졌는데,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권남회 농협네트웍스 대표는 “그동안 농협네트웍스는 도시민을 위한 조직이었다”고 반성한 뒤 “농민과 농촌에 필요한 조직으로 변화하겠다”며 “이를 위해 선진 농업기술 도입을 위한 교육사업과 농촌체험관광사업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농협다운 은행이 되려면 농민들에게 농업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농업·농촌에 특화된 정기예금상품 등을 개발해 농민소득 증대에 도움을 줘야 한다”며 “특히 각 계열사와 손잡고 로컬푸드 활성화 등 상생협력방안을 마련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벽엔 딸기농장·가락시장 찾아 현장체험=다음날 새벽 1시께, 범농협 CEO들은 4시간 넘게 진행된 심야토론을 마무리하고 인근의 딸기농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CEO들은 딸기를 직접 수확하고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딸기를 양액재배하는 최소은 딸기나라 대표는 “정착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저와 같은 농민들이 생산·유통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벽 2시30분께, 범농협 CEO들은 서울 송파구의 농협가락공판장에 도착했다. 경매를 참관하고 농가소득 증대의 첨병 역할을 하는 경매사들을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서다. 배석환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경매사들은 보통 저녁에 출근해 다음날 아침 퇴근하는 생활을 하고, 낮시간에 잠을 자다가도 농가나 농협으로부터 걸려오는 민원전화를 받는다”며 “우리가 이렇게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것은 농가소득 증대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매사들과의 간담회는 새벽 5시 무렵까지 이어졌다. 김병원 회장은 “경매사들이 농산물 가격지지를 통해 농가소득 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격려한 뒤 “그렇지만 항상 농민들은 수취가격에 대해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상세하게 상담해주고 민원을 적극 해결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성=임현우·이민우 기자 limtech@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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