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생태계 보전 위해 농민이 지켜야 할 환경기준 세워라”

입력 : 2018-12-07 00:00 수정 : 2018-12-09 00:0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5일 공동주최한 ‘KOREA-OECD 한국농업 혁신보고서 발간 국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OECD ‘한국농업 혁신 보고서 발간 국제세미나’서 조언

환경보호부문

한국 질소수지 가장 높아 농약·비료 사용기준 담은 농업환경정책 수립 필요

후계인력부문

농업 전문교육 강화하고 고령농 자발적 은퇴 위해 사회안전망 확충도 시급

민간 연구개발 촉진 주문 농촌 기반시설 구축 강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연구한 ‘한국 농업 혁신, 생산성 및 지속가능성 검토’ 보고서를 통해 농민들이 지켜야 하는 환경기준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라고 촉구했다. 또 고령농의 은퇴를 촉진하고 후계농을 양성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환경보호=OECD는 한국 정부에 친환경농업 확대와 생태계 보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한국의 환경정책은 OECD 평균보다 엄격하지만, 농업생산에 대한 규제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OECD의 평가다.

신고 키무라 OECD 농정분석관은 “다른 OECD 국가들은 질소수지(질소 유입량에서 유출량을 뺀 수치)가 감소하고 있는데, 한국은 (질소수지 증가로) OECD 국가 중 질소수지가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현재 쌀 고정직불제의 농가 의무사항이 ‘논 형상 유지’ 수준이어서 농가들이 생산량을 늘리고자 농약과 비료를 과다 투입하기 때문이다.

이에 OECD는 각 지역의 생태조건을 충분히 반영해 농가들이 지켜야 하는 농약·비료 사용기준 등을 명확히 담은 농업환경정책을 수립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가축분뇨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라고 주문했다. 가축분뇨는 수질·토양오염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인 만큼 바이오가스 생산 등 가축분뇨 관리를 위한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후계인력=OECD는 고령농의 자발적 은퇴를 장려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은퇴농가들을 위한 사회안전망도 확충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 쌀농가의 약 60%가 65세 이상일 정도로 농가 고령화가 심각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쌀 직불제가 고령농의 소득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영농활동을 지속하도록 하는 강력한 경제적 유인으로 작용해 후계농의 농장 승계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게 OECD의 지적이다.

OECD는 고령농의 은퇴를 장려하려면 농가에 대한 사회적 보호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직불금이 아닌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이 고령농의 소득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상속으로 농지소유 규모가 작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해진 승계자에게 농지가 이전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재산세를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계농 양성을 위해 농업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의 공교육 지출 비중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농업 전문교육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농업교육시스템을 학위나 자격 취득뿐 아니라 농업기술 습득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기타=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을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확대가 필수적이다. 이에 OECD는 정부 중심의 연구개발에서 벗어나 민간 연구개발을 촉진하라고 주문했다. 공공 R&D 투자는 환경보전 같은 공익적 가치가 높은 분야나 기초 연구처럼 민간 투자가 원활하지 않은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민간 R&D를 활성화해 농가나 식품산업분야의 실질적인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촌개발 방향도 제시했다. OECD는 지역수요에 맞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더 많은 재정 권한을 부여하고, 교육·의료·교통 등 농촌 인프라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공공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촌에 청년들을 유치하기 위해선 농촌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에 보다 엄격한 전용제한 규정을 적용할 것 ▲농지임대를 활성화하고 미등록 임대차거래를 처벌하도록 농지규정을 개정할 것 ▲특정 품목에 대한 지원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시장에 역할을 부여할 것을 주문했다.

김창길 농경연 원장은 “우리 농정은 그간 OECD를 통해 세계의 농정을 배우고 선진제도를 도입해왔다”며 “OECD의 정책권고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행할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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