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업회의소 법제화 ‘제동’

입력 : 2017-09-13 00:00

기존 농업기관과 역할 중복 정부 간섭 가능성 등 우려

전농 “현장 중심 원점 논의를” 야당도 “정기국회 통과 반대”



애초 순조로울 것으로 보이던 ‘농어업회의소 법제화’에 제동이 걸렸다. 농어업회의소 법제화는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농어업회의소의 법적 근거 마련’이 포함되면서 농업계의 이목이 쏠렸던 사안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7일 성명서를 통해 “현재 추진 중인 농어업회의소는 또 다른 관변단체를 설립하는 것이라는 농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회는 농어업회의소 법안 논의를 중단하고, 현장 중심의 협치기구를 원점에서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전농은 ▲농어업회의소와 농민단체의 역할 중복 문제 ▲농어업회의소에 대한 정부의 간섭 가능성 등을 지적했다.

현장 농어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상향식 농정을 펼치겠다는 취지에서 농어업회의소의 필요성은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이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농민단체뿐 아니라 야당에서도 반대 기류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현재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2016년 8월 발의한 ‘농어업회의소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 문턱을 넘어 전체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지만 법안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게 우리 당 소속 의원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위원 19명 중 한국당 의원은 9명이다. 한국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서면 법안 처리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반대 여론이 확산하는 까닭은 농어업회의소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존 농업기관과의 역할 중복 문제가 법안심사소위 심사과정에서 지적돼 최초 발의법안에 12개로 명시된 농어업회의소의 수행가능사업이 법안심사소위 수정법안에는 4개로 대폭 축소되기도 했다.

독립성 확보도 관건이다. 농해수위 관계자는 “농어업회의소는 농어민 자치조직이라는 성격이 강함에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사업계획과 예산을 농림축산식품부 또는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보고할 의무를 지게 돼 있다”며 “농어업회의소가 정책 파트너로서 대등한 위치를 확보하는 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농어업회의소 시범사업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대부분 관변단체로 전락하거나 ‘옥상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지난 사업에 대한 진지한 반성 없이 현재 법안대로 추진한다면 농어업회의소는 애물단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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