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이 강소 농·축협 이끈다]“조합장 기득권 양보가 우선…합병 파급효과 적극 홍보를”

입력 : 2017-08-09 00:00 수정 : 2017-08-28 09:52
7월27일 충남 당진시 종합복지타운 대강당에서 열린 우강농협·합덕농협·신평농협 자율합병 설명회에서 세 조합은 많은 조합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병기본협정을 체결했다.

합병이 강소 농·축협 이끈다(2)걸림돌 극복한 사례

충남 우강·합덕·신평농협

강문규 조합장, 먼저 자리 양보하며 설득…연내 합병 결정

경북 의성중부농협

배철우 전 조합장, 임기 2년 연장 혜택 포기 승부수 던져

합병반대에 부딪힌 일부 농협

경제사업 청사진 적극 알려 성공…두차례 투표 끝에 승인도
 



합병은 흔히 정략결혼에 비유된다. 이질적인 배경과 문화를 가진 두 조직이 미래의 경제적 이익증대를 위해 하나로 합쳐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하기 때문이다. 농·축협 합병도 마찬가지다. 원만한 성혼(成婚)을 위해 조직과 구성원 모두의 양보와 배려가 선행돼야 한다. 두개의 조직이 하나로 합쳐지면 조직은 커지지만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자리는 줄어든다. 이것이 그동안 진행돼온 농·축협 합병의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다. 또 확고한 의지를 갖고 구성원간 화합과 신뢰 형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내부 갈등을 극복하고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조소행 농협중앙회 회원종합지원부장은 “두 집안을 잇는 결혼도 이것저것 따져봐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닌데 하물며 수백에서 수천명 조합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조합 합병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다”면서 “합병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불안감보다는 조합의 발전을 위해 최상의 선택이 무엇인가 하는 관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합병의 첫걸음은 리더들의 기득권 양보=합병은 추진주체인 리더들이 기득권을 양보하면 쉽게 성사된다는 게 불문율이다. 2~3개 지역 농·축협이 하나로 합쳐지면 조합장 자리는 1~2개가 없어지므로 무엇보다 리더의 과감한 결단 없이는 불가능하다.

충남 당진 우강농협(조합장 강문규)·합덕농협(조합장 김경식)·신평농협(조합장 최기환)은 리더들이 기득권을 포기한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꼽힌다. 2선인 강문규 조합장이 맨 먼저 자리를 양보하며 두명의 초선 조합장들을 설득한 것이 합병의 모멘텀(추진력)이 됐다고 한다. 세명의 리더가 조합의 발전과 조합원의 실익증대를 위해 마음을 비우자 합병은 급물살을 탔다.

세 농협은 7월27일 합병기본협정을 체결한 후 합병추진실무위원회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 조합장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농업·농촌의 미래를 조금만 더 고민해보면 합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며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자리보전에 급급하는 것보다는 전체 농민조합원의 실익증대 차원에서 연내에 합병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2015년 4월8일 합병농협으로 출범한 경북 의성중부농협도 모범사례로 거론된다. 의성 신평농협과 흡수합병을 추진하던 당시 배철우 의성중부농협 조합장은 자신의 임기를 늘리기 위해서라는 비난 여론이 조성되자 합병에 따른 임기 2년 연장 혜택을 포기하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합병을 이끌어냈다.



◆확고한 의지로 합병반대 여론 불식=합병은 조직적인 반대 여론에 부딪히면 추진력을 잃게 된다. 하지만 임직원들이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똘똘 뭉치면 어떤 난관도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

2015년 2월 합병한 충북 ○○농협은 일부 농민들이 부실농협과 합병을 추진한다며 유언비어를 살포하고 지역여론 주도층을 부추겨 반대운동을 펼쳤지만, 합병 후 경제사업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으로 합병의 필요성을 적극 알려 파국을 막았다.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합병을 추진하거나 사전에 농민조합원들에 대한 홍보와 설득을 하지 않으면 도중에 좌초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2014년 12월 합병으로 거듭난 강원 ○○농협은 차기 임원선거에 뜻을 둔 일부 농민들이 극심한 합병 반대운동을 펼쳤지만, 끈질긴 조합원 설득과 홍보를 통해 자율합병을 성사시켰다. 지역농협간 합병은 하나의 농협이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튼튼한 농협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란 점을 농민조합원들에게 집중 홍보한 게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번의 실패…두번째 성공=합병 찬반투표에서 한번 실패했다고 포기하기는 이르다. 1차 합병 찬반투표에서는 부결됐지만 2차 찬반투표에서 역전극을 펼치며 극적으로 합병을 달성한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2015년 2월 합병한 경북 ○○농협은 차기 조합장 선거 출마 희망자와 농민단체의 강력한 합병반대 움직임으로 첫 합병투표에서는 부결됐으나 두번째 실시한 합병투표에서는 합병 후 무엇이 좋아지고 달라지는지 홍보를 강화하면서 가결됐다.

같은 해 6월 새로운 농협으로 출범한 전남 ○○농협 역시 차기 조합장 자리에 뜻을 둔 일부의 반대에 막혀 두차례에 걸친 찬반투표 끝에 합병 승인을 얻어냈다.

이와 관련, 한 협동조합 전문가는 “수 많은 농·축협 합병사례가 보여주듯이 조합사업 규모화를 통한 시너지 제고보다는 조합이 커지는 데 따른 조합 임직원과 조합원간 밀착도 저하, 소지역주의 발현, 조합 임원 진출 기회 축소 등에 기인한 갈등구도가 합병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원만한 자율합병 추진을 위해 이러한 갈등요인에 대한 사전적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limtech@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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