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채]협동조합기본법을 바라보는 시각

입력 : 2012-05-09 00:00

오영채 농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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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4일 세계협동조합의 해 기념 국제협동조합의 날 행사 개최, 12월1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에 따른 제1호 협동조합 설립 기념식 개최.

 이들 행사의 주최 기관은 농협이 아니다. 오는 12월1일 시행되는 협동조합기본법을 관할하고 올해 안에 협동조합정책국(가칭) 신설을 추진하는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행사다. 기재부는 한달에 한번 ‘협동조합기본법 전문가위원회’를 열어 협동조합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 행정안전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6개 정부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팀도 만들어 협동조합 관련 7개 과제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의 이유로 새로운 경제주체로서 대안적 경제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협동조합을 활성화해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논의 과정에서 기존 8개 협동조합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12월1일 행사에 폴링 그린 국제협동조합연맹(ICA) 회장을 초청하면서 정작 ICA 이사인 농협에게는 의견을 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7월 첫째 토요일에 개최되던 ‘협동조합의 날’ 행사주체에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협동조합협의회를 통해 농협이 주도했지만 올해는 기재부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이 7월 첫째 토요일을 협동조합의 날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이 기존 협동조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업역량이나 인력 차원에서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존 협동조합들을 배제하고 협동조합의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를 지켜보는 농협 직원들 역시 혼란스럽기만 하다. 여기에다 정부가 농협 사업구조개편의 성과를 재촉하고 농협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요구한다는 설까지 흘러나오면서 ‘정부가 별도의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협이 사업구조개편을 한 지 겨우 두달 밖에 되지 않았다. 농협은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금 정부와 14개 핵심과제를 논의하고 있다. 6월경에는 최종안이 확정돼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나 낭설일 수 있지만, 협동조합기본법이나 들려오는 각종 설들이 정부의 농협 흔들기로 비춰져서는 안된다. 정부의 관리·감독·견제 역할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농협 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줄 때다. 한창 자라나는 과일나무를 흔들면 익지 않은 과일만 떨어질 뿐이다.

 karisma@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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