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보호주의 확산…국내 농업 생산성 극대화 필요”

입력 : 2022-08-05 00:00

한국은행 보고서

국제 가격 인상…경제 악영향

정밀농업 등으로 제약 극복을

자료제공=한국은행·FAO

세계 식량보호주의에 대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생산을 늘려나가는 등 기존 식량산업 제약조건을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최근 ‘글로벌 식량보호주의의 경제적 영향과 향후 리스크 요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 식량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국가가 수출 제한 조치를 도입하는 등 세계 식량보호주의가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재차 국제 식량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키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식량보호주의란 식량 수출국 또는 수입국이 자국 내 물가와 수급안정 등을 목표로 식량자원 수출금지·관세인상(수입국은 인하) 같은 조치를 취하는 현상을 말한다. 올들어 7월까지 32개 국가 53개 품목에서 수출금지, 수출물량 제한, 수출세 부과 등 조치가 시행됐다.

보고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출 제한 조치가 가장 많이 도입된 ‘밀’을 대상으로 식량보호주의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식량보호주의를 도입한 국가 비중이 1%포인트 확대될 때마다 국제 밀가격이 2.2%포인트 상승했다. 또 올 1∼5월 국제 밀가격 상승세의 60%는 식량보호주의 확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식량산업은 일부 국가가 수출량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두유는 아르헨티나·브라질·미국 3개국이, 팜유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2개국이 8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인다. 보고서는 이런 특징을 국제 식량시장이 공급 충격에 취약한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식량무역의 구조적 특징도 공급충격 취약점으로 짚었다. 곡물 무역거래는 자국에서 먼저 생산물량을 소비한 후 잉여 생산물을 수출하는 구조다. 옥수수·쌀 등 주요 곡물은 생산물량 70% 이상을 생산국에서 소비하고 이외 물량이 수출된다.

보고서는 “식량자원 특성상 자국 수급안정이 우선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국내 수급불안이 발생하면 수출물량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보호주의 도입으로 주요 식량 수출국의 식량 공급이 감소하면 수입국 생산부문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파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인도네시아 등 5개 국가로부터의 식량 중간재 공급이 30% 감소할 경우 각국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1% 감소”한다면서 “식품산업 비중이 높고 해당 국가들로부터 식량을 많이 수입하는 일부 아세안 국가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GDP 감소율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결국 식량가격 상승은 저소득 국가의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져 글로벌 경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주요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경제 취약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식량가격 상승은 경제·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각국의 식량보호주의와 식량가격간 상호작용은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서방과 러시아·중국 등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커지면서 식량자원을 경제·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최근 밀 수출을 금지했던 인도가 선별적 규제를 통해 일부 국가에 수출을 허용한 것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식량자원의 수단화로 평가된다”고 거론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국내 생산을 늘려나가는 등 기존 식량산업 제약 조건을 스스로 극복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어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정밀농업이나 한정된 토지를 극복하는 수직농업을 도입하고 관련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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