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가 말하는 FTA 직불금 문제점과 개선사항

입력 : 2016-07-29 00:00

지급요건 충족해도 기여도 0%땐 혜택 못받아

현행 지급단가 산출방식 단순화해 신뢰성 제고

까다로운 발동기준 고치고 보전비율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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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FTA피해보전직불금의 빈부 격차
 5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자유무역협정 피해보전직접지불금(이하 FTA 직불금) 지급품목으로 당근·노지포도·시설포도·블루베리 등 4개 품목을 확정했다. 직불금 신청은 7월29일까지다. 하지만 지난해의 직불금 신청 포기 사태로 미뤄보면 올해도 원활한 직불금 지원이 이뤄질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실질적인 지원 효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농업계는 FTA 피해보전직불제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FTA 직불금이란=FTA 발효로 농산물 수입이 증가해 피해를 당한 농가에게 직접적인 소득감소의 일정부분을 정부에서 보전해주는 제도가 바로 FTA 피해보전직불제다. 2004년 한·칠레 FTA 발효에 대한 농업분야 피해대책으로 마련됐지만 발동요건이 까다로워 10여년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후 발동요건이 완화되고 2013년에서야 처음으로 제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FTA 직불금은 총수입량·가격·수입량에 관한 요건농업계가 말하는 을 모두 충족해야만 지급 받을 수 있다. 총수입량이 평년치보다 많아야 하고, 대상품목 가격이 평년치의 90% 이하로 떨어져야 하며, FTA 상대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이 기준 수입량보다 증가했을 때만 FTA 직불금 지급이 가능하다.

 2013년 한우·한우송아지 2개 품목이 지급대상이 됐고, 2014년에는 감자·고구마·수수·한우송아지 등 4개 품목, 2015년에는 대두·감자·고구마·체리·멜론·노지포도·시설포도·닭고기·밤 등 9개 품목이 지급대상으로 지정됐다. 올해도 4개 품목이 선정된 가운데 노지포도와 시설포도는 한우송아지·감자·고구마에 이어 2년 연속 지급대상에 올라 대표적인 FTA 피해품목으로 손꼽히고 있다.



 ◆제도의 문제점은=좋은 취지로 도입된 제도이지만 현재도 실효성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수입기여도와 발동요건중 가격부분이라는 두가지 장치가 그 논란의 중심에 있다. 우선 FTA로 발생한 수입증가가 해당품목의 가격하락에 미친 영향을 반영하겠다는 의도로 도입된 수입기여도 때문에 직불금이 유명무실해진 측면이 있다는 게 농업계의 주장이다. 수입기여도에 따라 직불금 편차가 커지고, 이것이 신청률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FTA이행지원센터가 발표한 ‘2015년 FTA 국내보완대책 농업인 지원 성과분석 보고서’를 보면 밤은 수입기여도 0.98%가 적용되면서 1㏊당 지급단가가 419원으로 책정돼 신청률이 7.3%로 저조했다. 총 585농가가 신청했으며 농가당 평균 직불금은 1338원에 불과했다. 수입기여도 1.92% 적용으로 농가당 평균 2만4652원이 지급되는 결과를 낳은 고구마는 신청률이 3%에 그쳤다. 반면 수입기여도가 94%를 넘은 체리는 농가당 평균 직불금이 148만원에 육박했고, 신청률도 38%로 비교적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직불제 발동요건 중 ‘평년 가격보다 10% 넘게 떨어져야 한다’는 가격요건은 ‘가격하락이 FTA 이외의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 10%는 농가들이 감내하라’는 취지”라며 “수입기여도 반영은 법에서 금지하는 이중처벌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여야와 정부는 지난해 한·중 FTA 국회비준 과정에서 보전비율을 90%에서 95%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지만, 아직 관련법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개선해야 할 사항은=지난해 옥수수와 녹두는 발동요건을 충족했음에도 수입기여도가 0%로 산출돼 직불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해당 농가의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지급조건을 충족하고도 직불금을 받지 못하게 된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따라 농업계에서는 FTA 직불제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은 “FTA 직불금 수준을 결정하는 수입기여도가 법의 취지에 따라가려면 이해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산출방식을 단순화해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수입기여도 산출방식이 너무 난해해 농가들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견해다. 그는 “보전비율을 상향하는 것보다 발동요건 중에 가격 부분을 평년치의 90%가 아니라 100%로 올려야 한다”며 “보전비율을 되레 낮추더라도 가격요건을 높이는 것이 농가에 더 큰 실익이 된다”고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FTA 직불금 개선사항으로 ▲평균가격의 90%인 발동기준을 100%로 현실화 ▲보전비율 95%에서 100%로 상향 ▲지급단가 산정 때 수입기여도 삭제 등을 내세우고 있다. 제도의 전면적인 수정을 통한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FTA이행지원센터도 보고서를 통해 한·중, 한·베트남, 한·뉴질랜드 FTA 등 수입개방이 확대됨에 따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FTA 추진에 따른 피해부문에 대한 보상과 농가의 경영안정을 도모하려면 현행 직불금 지급단가 산출방식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보전비율을 현실화하고 제도의 일몰기한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게 지원센터의 견해다. 한석호 농경연 연구위원은 “관련법에서 FTA 직불금 지급의 일몰기한을 한·유럽연합(EU) FTA 발효시점을 기준으로 10년(2021년 6월)으로 정하고 있어 일몰기한 연장을 고려해야 한다”며 “FTA 직불금 지급 대상품목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만큼 수입기여도 검증절차를 강화하고, 수혜당사자인 농민과 생산자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jk815@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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