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경제정책 민간주도성장 기조에 ‘촉각’

입력 : 2022-06-22 00:00

농업계, “규제완화 기대”

책임농정 약화될라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경기도 성남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위기일수록 민간·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 체질을 확 바꿔야 한다.” “민간의 혁신과 신사업을 가로막는 낡은 제도와, 법령에 근거하지 않는 관행적인 그림자 규제를 걷어내겠다.”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의 뼈대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쏟아낸 발언에 집약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회의’에서 “민간의 투자 위축과 생산성의 하락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복지·소득 중심으로 성장을 이끌겠다는 이전 정부와 달리, 민간·기업·시장 주도로 경제활력을 높이고 이 과정에서 혁신을 방해하는 규제가 있다면 과감히 깨부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발표한 4대 경제정책방향 가운데 ‘민간 중심 역동 경제’를 맨 앞자리에 올려놓으면서 이같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경제부총리를 팀장으로 하는 ‘경제 규제혁신 특별팀(TF)’을 신설하고 규제 1개를 신설·강화할 때 해당 규제 비용의 2배에 해당하는 기존 규제를 폐지·완화하는 ‘원인 투아웃(One In, Two Out) 룰’을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보는 경제계·농업계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대표적인 게 대형마트 영업규제다. 앞서 정부는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유통매장은 한달에 2회 영업을 할 수 없게 했다. 하루 가운데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도 영업을 금지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당시 농산물 소비위축 등 산지 우려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액 가운데 농산물 매출이 55% 이하인 곳만 규제 대상이 됐다. 이후 일부 정치권에서 농산물 매출기준을 70%로 높이려 했지만 농업계 여론에 막혀 방침을 거둬들인 바 있다.

경제계 대표 이익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로 만 10년을 맞은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온라인 급성장 등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규제 효과가 미미하다는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를 14일 내놨다. 최근 1년 내 대형마트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의무휴업 당일 실제 구매행동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골목상권 대신 온라인쇼핑 등 다른 유통망을 찾거나 대형마트가 문 여는 날을 기다렸다가 장을 본다는 사람이 상당했다는 것이다. 새 정부의 기조를 발 빠르게 읽고 숙원 해결에 나선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농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상현 충북 음성 맹동농협 판매차장은 “6월 셋째주부터 수박 도매가격이 1㎏당 1100원꼴로 지난해 같은 때(1400원)보다 내린 반면, 올봄 순치기 등 농작업 하루 일당은 1인당 10만원에서 14만원으로, 최근 서울 가락시장 출하 화물차 운임비는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시설하우스 비닐값은 전년 대비 30%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업규제라도 철폐해 주말 ‘대형마트 발주 저조→도매시장 홍수출하→농가 수취가격 하락 심화’ 등의 악순환을 막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 기조를 보다 넓게 보고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전세계가 식량위기란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상황에서 선진국·후진국 가릴 것 없이 국가가 책임 농정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민간·기업·시장에 맡긴다는 것은 농민의 입장에선 기대보다는 걱정이 큰 대목”이라고 우려했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민간을 통한 경제 활력이란 취지는 좋지만 대기업의 농업계 진출, 김치 등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해제 등이 허용될 수 있는 만큼 사안에 따라 농업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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