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스마트팜 ‘말로만’ 청년농 유입…고도화·확산 필요

입력 : 2022-06-22 00:00

새 정부, 스마트농업 드라이브…문제점과 발전방안은

1세대 소규모 비율 85% 달해 청년 경영주 10% 수준 정체도

기술 개발·전문인력 양성 시급

지역 혁신밸리 4곳 활성화위해 앵커기업 육성·유치 등 급선무

 

정부가 스마트농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다. 5년간 중점 추진할 경제정책방향의 하나로 제시한 ‘미래 대비 선도 경제’ 부문의 세부 내용엔 ‘스마트농업 확산·고도화’가 포함됐다. 스마트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혁신밸리 가동 등 ‘스마트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겠다는 게 핵심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농업도 스마트팜으로 가길 바란다”며 혁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스마트농업 현황과 발전방안 연구보고서를 각각 발간해 눈길을 끈다.



◆보급 늘었지만 적용 품목 제한…인력·기술 개발 강화를=국내 스마트농업은 2021년 기준 시설원예 6485㏊, 축산 4743가구에 보급됐다. 스마트팜 405㏊와 스마트축사 23가구를 보급했던 2014년보다 스마트화가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름만 ‘스마트’일 뿐 기술 수준이 낮은 1세대 소규모 스마트팜 비율이 85%에 달하고 첨단기술을 융합해 무인·자동화한 3세대 모델은 찾아보기 어렵다. 예정처는 ‘스마트농업 육성사업 추진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이런 문제를 분석하고 보다 고도화·규모화한 스마트팜 보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팜 생산작물이 딸기·참외·토마토·파프리카 4개 품목에 쏠린 것도 문제다. 현장은 노지작물 중심으로 다품종 농업경영이 이뤄지고 있는데 노지작물·과수 부문에 스마트팜을 도입한 농가는 2020년 기준 149가구에 불과했다. 적용 품목 다양화와 새로운 시장 발굴이 병행되지 않으면 스마트팜 확산이 농가간 경쟁만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소수 품목에 집중된 스마트농업 생산물은 수출 물량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기존 농산물과 같은 경로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농업 활성화로 청년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정부 구상과 달리 스마트팜 경영주 가운데 청년층 비율은 최근 3년간 10% 수준으로 정체됐다. 40세 미만 청년농들은 초기 투자비용과 전문교육, 농지 확보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50∼65세 중심으로 스마트팜이 많이 보급된 이유다. 변재연 예정처 경제산업사업평가과 예산분석관은 “정부가 청년층 유입을 강화하고자 임대형 스마트팜 도입,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를 통한 교육과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각종 사업이 지연되고 수혜 대상이 소수에 한정돼 향후 성과 가시화를 위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정보통신기술(ICT) 데이터 수집·활용 ▲연구개발(R&D) ▲산업 인프라 구축 부문의 성과와 문제점도 살폈다. 특히 스마트농업 필수 요소인 데이터는 생산·환경·유통·소비 전반에서 수집·활용돼야 하는데 생산 데이터에만 수집이 편중돼 있어 개선을 촉구했다. 또 전체 농식품 기술 수준에 견줘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스마트농업 관련 기계·시스템 기술 보강을 위해 전문인력 양성과 산업화 지원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혁신밸리 지역특화 추진…앵커기업 유치 필요=농업 생산뿐 아니라 농산업 전반의 스마트화를 실현하려는 전략의 핵심에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인력 양성과 기술 혁신 기능을 집약해 농업과 전후방 산업의 동반성장을 꾀하는 모델로 전북(김제)·전남(고흥)·경북(상주)·경남(밀양)에 조성됐다.

농식품부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중장기발전 방안연구’ 보고서에서 혁신밸리 5대 전략과 이를 위한 실행과제 등을 소개했다. 5대 전략으로는 ▲스마트팜 청년창업 활성화 ▲스마트농업 전문인력 양성 ▲혁신밸리 집적화로 지역사회 활력화 ▲스마트농산업 생태계 구축 ▲운영조직 체계화·자립화를 제시했다. 청년들의 창업 정보체계 구축을 위한 귀농인·청년농과 선도농가의 네트워크 강화, 중고온실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 등이 실행과제에 포함됐다. 혁신밸리가 지역사회 활성화 요인이 될 수 있도록 종사자 정주환경을 조성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민간연구소 입주를 유치해 지식 네트워크를 확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유리온실에 최적화한 ICT 기술과 다양한 작목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노지작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실증으로 노지 스마트팜 확산의 거점이 되게 하는 내용도 실행과제로 담았다.

보고서는 지역별 혁신밸리 특화방안을 함께 내놨다. 전북도는 9개 대학과 14개 공공연구기관 등 다양한 지식 네트워크와 협업해 ‘지식 기반 글로벌화 모델’을 형성하도록 했다. 전남도엔 다양한 현장 농가 참여를 통한 스마트농산업 관련 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실현하는 ‘스마트농산업 개발기술 현장 실증 기반 확산 모델’을 제안했다. 경북도는 탄탄한 스마트농산업 기업 생태계와 농업을 융합하는 ‘산업융합 기반 스마트농산업화 모델’, 경남도는 전국 1위 시설재배 지위와 잠재력을 활용한 ‘지역농민 참여 기반 스마트팜 메가 혁신밸리 모델’로 차별화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국립순천대학교 산학협력단은 “혁신밸리를 집적화·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스마트농산업, 특히 앵커기업 육성과 유치가 절실하다”며 “혁신밸리가 원활히 운영되기 위해서는 책임과 권한의 경계가 모호한 여러 기관의 파견근무보다는 별도의 전담기관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홍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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