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최저임금 차등적용제’ 예의주시

입력 : 2022-04-01 00:00 수정 : 2022-04-01 00:16

내년도 인상률 결정 심의 앞둬

윤 당선인, 선거 중 개편 언급 축산·시설농 인건비 경감 기대

농촌지역 인력난 심화 우려도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임박한 가운데 ‘최저임금 차등적용제’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저임금을 업종별·규모별·지역별로 차등적용하자고 줄곧 주장해온 경영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기간 최저임금 개편 의사를 밝힌 데 힘입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다. 매년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는 농업계에서도 관련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2023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해 첫 전원회의를 5일 개최한다. 최저임금 최종 인상률은 통상 7월쯤 결정되는데 새 정부 출범 후인 만큼 윤 당선인의 노동정책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비판하면서 최저임금을 업종별·지역별로 차등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경영계는 2017년부터 중소기업·소상공인업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달라고 강하게 주장해왔다. 현행법에서 이미 업종별 차등적용을 보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저임금법 제4조 제1항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은 법 개정 없이 최임위 심의·의결만으로도 가능하다. 지난해 업종별 차등적용 도입이 최임위 안건으로 올라오기도 했지만, 논의 끝에 부결됐다.

농업계에서도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농가들은 농업의 특수성과 농촌 생활물가를 고려해 최저임금의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제조업·서비스업과는 성격이 다른 농업분야에도 최저임금을 일률적으로 인상해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차등적용제가 도입되면 축산·시설원예 농가들이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이 주로 고용하는 인력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인데 내국인과 같이 최저임금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용허가제로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의 월급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최저임금이 차등적용되면 고용주인 농가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축산·시설원예농가들은 고용규모도 커 인건비 절감폭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번기 때 하루 단위로 인력을 고용하는 과수·경종 농가의 경우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따른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하루 농업노동임금이 최저임금 기준 일급을 웃돈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하루 농업노동임금은 남성 11만9550원, 여성 8만5300원이었는데 당시 최저임금 일급은 6만8720원이었다.

유찬희 농경연 연구위원은 “농촌현장에서 일용 근로자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은 데다 농업노동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최저임금보다는 작목이나 시기, 작업 종류 등이 좌우한다”면서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근로자들은 그에 맞춰 임금을 더 올리려는 심리가 있는데 인상폭이 둔화되면 임금 인상요인이 줄어들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극심한 인력난을 겪는 농업부문에선 차등적용제가 되레 인력난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적용하면 근로자들은 당연히 임금을 많이 주는 업종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며 “근로자들의 선호도에서 농업노동은 같은 농촌지역에서도 건설업·제조업에 밀리는데, 농업분야 최저임금이 다른 업종보다 낮으면 농업인력을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은정 기자 onj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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