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향세, 도시에서 농촌으로 재정 재배분 효과…한국, 절차 간소화·세제 혜택 강화를”

입력 : 2021-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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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중호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국제상학부 교수

고향세의 지방재정 형평화 효과 연구로 첫 확인 

“제2의 ‘지역불균형’ 생길 수도…특산품 개발 등 경쟁력 높여야”

 

‘고향사랑기부제(고향세)’가 지역간 인구·재정 등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완화하면서 농촌 활력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까. 2008년 고향세를 도입한 일본에선 그런 효과가 서서히, 하지만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누적된 시계열자료를 활용해 고향세의 지방재정(주민세) 형평화 효과를 처음으로 확인한 국중호 일본 요코하마시립대학교 국제상학부 교수를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1999년 요코하마시립대에 부임한 국 교수는 동아시아경제경영학회장과 게이오대학교 경제학부 특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 2008∼2018년 시계열자료를 활용해 일본 고향세 제도의 효과를 분석했다. 눈에 띄는 결과는.

▶고향세 기부액이 지방재정에 미치는 형평화 효과가 2008년 0.03%에 지나지 않았는데 2015년 2.26%, 2018년 6.06%로 크게 높아졌다. 제도가 성숙하면서 도쿄도와 같이 인구가 많고 선진화된 지역으로부터 농촌 등 발전이 더딘 지역으로 재정 재배분이 일어난 셈이다.

- 도입 초기에 비해 기부금 실적이 크게 늘었는데.

▶2015년 4월 시행한 ‘고향세 원스톱 특례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향세로 세액공제를 받으려는 이들이 늘어나자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적인 조치가 취해진 결과다. 특례의 영향으로 2015년 기부자수는 129만9000명을 기록했다. 2014년 기부자(43만6000명)의 3배에 달한다.

- 그런 특례제도가 시행된 배경은.

▶당초 고향세 기부 요건 가운데 소득세 확정신고 조항이 있었다. 그런데 한 근무처에서만 소득이 발생해 확정신고 대상이 아닌 급여소득자들이 많다보니 이들이 고향세 기부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확정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급여소득자 역시 고향세 기부가 가능하도록 원스톱 특례제도를 마련했다.

- 기부 참여가 크게 늘었다. 어떻게 국민에게 파고들었나.

▶중앙정부(총무성)는 누리집에 고향세 포털사이트를 개설해 홍보한다. 원스톱 특례처럼 기부자 요건을 완화하는 행정문턱 낮추기도 병행했다. 지방정부는 지역 고유의 매력을 알리는 작업과 동시에 고향세 답례품 사업자를 모집하기도 한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답례품을 제공하는지 정보를 공유하는 민간 누리집도 많다.

- 여전히 재정 확충 효과를 보지 못하는 지방도시나 농촌지역도 있을 텐데.

▶현실적인 문제다. 모든 지역에서 매력 있는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하기는 어렵다. 마땅한 특산품이 없는 지역도 있고, 있다 해도 그것을 발굴하고 홍보할 담당자가 부족한 경우도 있다.

- 고향세에 따른 제2의 지역불균형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고향세가 기계적으로 균등하게 재정 재배분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그렇다 해도 특산품 개발 등 지역 경쟁력 향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

- 한국은 2023년 고향세를 도입한다. 고려할 점은.

▶한국에서도 고향세가 안착·성숙해 간다면 지역간 재원 재분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부 절차를 간소화하고 세제 혜택을 강화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성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가칭 ‘UIP 향제화(鄕際化)’ 사업도 고려해볼 수 있다. 국가간 교류가 국제화라면 고향(지역)간 교류는 향제화다. 고향세 재원을 활용해 도시인구의 U턴(출신지역으로 돌아감), I턴(지방으로 감), P턴(출신지가 아닌 지방으로 가서 거주)을 유도하자는 사업이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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