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공급과잉’으로 돌아서나

입력 : 2021-09-15 00:00

올해 단수 전년 대비 8% 증가 생산량 382만4000t 전망

수요량 30만t가량 웃돌아 산지값 혼조…RPC 적자 우려

 

올해 쌀 단수(단위면적당 생산량)가 평년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관측됐다. 출수 전후 일조량이 지난해와 평년에 견줘 호조를 보이면서다. 그러나 만성적인 쌀 소비 감소세를 고려하면 2021년산 쌀 수급은 다시 공급과잉으로 전환이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3일 ‘10월 쌀 관측’을 통해 올해 쌀 단수를 10a(약 300평)당 522㎏으로 예상했다. 평년(521㎏, 최근 5년간 최고·최저치를 제외한 평균) 수준이지만 체감상 대풍에 가깝다. 지난해엔 긴 장마와 집중호우 등으로 8년 만에 가장 낮은 483㎏에 그쳤다.

농경연은 “자체 예측모형과 표본농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산 쌀 예상 단수는 지난해보다 8.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3∼9일 논벼 표본농가와 산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벼 생육상황을 조사한 결과 표본농가의 52.9%, 산지 유통업체의 63.3%가 ‘전년보다 좋다’고 응답했다. ‘전년보다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은 표본농가의 15.8%, 산지 유통업체의 5.1%에 불과했다.

농촌진흥청의 벼 생육조사도 근거로 들었다. 1일 기준 포기당 이삭수는 22.6개로 전년(21.3개)은 물론이고 평년(21개)보다 많았고, 이삭당 벼알수도 86.4개로 전년(84.3개)과 평년(84.6개)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농경연은 올해산 쌀 생산량을 382만4000t으로 전망했다. 앞서 8월30일 통계청이 내놓은 벼 재배면적(73만2477㏊)을 적용한 수치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쌀값 상승세와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쌀 생산조정제) 종료 영향으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늘었다.

이같은 생산량은 수요량을 30만t 가까이 웃도는 규모다. 농경연은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올해 56.2㎏, 내년 54.8㎏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그 결과 2021년산 쌀 수요량은 354만9000t에 그쳐 ‘382만4000t~354만9000t’, 즉 27만5000t의 공급과잉이 우려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산지 쌀값은 혼조세를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5일 기준 20㎏당 5만4758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확기보다 1.2% 높지만 7월 이후 완연한 하향세다. 하지만 일부 산지농협의 올해산 벼 매입가격은 초강세로 출발하고 있다. 경기 여주지역 농협은 <진상미> 자체 매입가격(벼 40㎏ 기준)을 지난해(8만1000원)보다 9000원 오른 9만원으로 결정했다.

수확철에 농가로부터 벼를 매입했다가 내년 수확철 전까지 도정·출하하는 미곡종합처리장(RPC) 입장에선 단경기 역계절진폭(전년 수확기 대비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 발생에 따른 적자 경영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양정당국 역시 비상이 걸렸다. 올해산 쌀값이 합리적인 범위 이상으로 형성되면 ‘내년산 재배면적 증가→공급과잉 심화→쌀값 하락폭 확대→농가소득 감소’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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