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 증가·지난해산 재고 부담…쌀 수급대책 ‘발등의 불’

입력 : 2021-09-15 00:00 수정 : 2021-09-15 15:09

올해산 쌀시장 공급과잉 우려

수확 거의 끝난 조생종 산지서 “도정수율 유례없이 높아” 의견

막판 등숙에 가을장마 등 변수 외식업 침체로 못 판 물량 악재

농협 재고 지난해보다 40% 많아 공공비축용 값 결정 등 서둘러야

 

올해산 쌀 생산량이 382만4000t으로 전망됐다. 지난해(350만7000t)보다 9%(31만7000t) 많다. 가을장마와 태풍 등 막판 벼 등숙에 변수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생산량이 연간 소비량(354만9000t)보다도 7.8%(27만5000t) 많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쌀시장이 1년 만에 공급과잉 상태로 되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생산량, 소비량 웃돌 듯=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0월 쌀 관측’을 예년보다 열흘가량 빨리 내놨다. 통상 9월25일 전후에 발표하던 것을 앞당긴 것은 2021년산 쌀 수급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경연이 전망한 올해 쌀 단수는 10a당 522㎏이다. 최근 5년 내 단수 중 최고·최저치를 제외한 평균치가 521㎏이므로 수치상으론 평년작이다. 하지만 지난해(483㎏)와 견주면 8.1% 늘어난 것이다. 대풍 여론은 조생종 산지를 중심으로 높다. 박한울 농경연 곡물관측팀 연구원은 “수확을 거의 마친 조생종 재배지에서 올해 도정수율이 유례없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단수도 단수지만 올해는 재배면적이 생산량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올해 벼 재배면적을 지난해(72만6432㏊)보다 0.8% 늘어난 73만2477㏊로 집계했다. 줄어들기만 했던 벼 재배면적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20년 만이다. 농경연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산지 유통업체의 월평균 재고량은 12만7000t이었다.

올해산 벼 작황이 전망만큼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8월20일 기준으로 평년작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이었지만 그 후 3주 연속 비가 오면서 도열병과 흑수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들이 많다”고 전했다.

◆2020년산 재고도 부담=판매시기를 놓친 일부 지역의 지난해산 쌀 재고도 수급에 악재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전국 산지농협 쌀 재고량은 15만4000t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같은 때(11만t)보다 40%(4만4000t) 많다. 2020년산이 아직까지 창고에 쌓여 있는 건 정부쌀의 막판 공매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8월12일 8만t을 마지막으로 당초 방출계획물량 37만t을 시장에 모두 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도 한몫했다. 양준섭 전북 순창 동계농협 조합장은 “음식점 선호도가 높은 품종인 <신동진>을 주로 재배하는 전북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재고량(4만t)을 보유하는 건 외식업 장기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쌀 수급안정대책 조기에 내놔야=산지에선 두 목소리가 공존한다. 인건비 등이 오른 것을 고려하면 현재 쌀값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게 그중 하나다. 대선(2022년 3월9일)이 6개월도 안 남아 쌀값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박종성 충남 아산 영인농협 조합장은 “농업인력 부족으로 생산원가가 크게 오른 것을 고려하면 벼값은 더 올라야 한다는 게 대다수 농민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영우 충북 청주 오창농협 조합장은 “농민에게 벼 대신 콩을 심으라는 등 쌀 감산정책을 반짝했다가 마는 식으로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지 못한 정부를 먼저 탓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문병완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도 “정부 시책을 따르면 손해 본다는 의식이 농민들에게 잠재해 있는 것을 정부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편에선 내년 미곡종합처리장(RPC) 경영난이 불 보듯 뻔하다는 걱정이 나온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벼 매입가격이 지난해보다 오른다면 내년 단경기 역계절진폭 발생으로 RPC가 적자경영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해법은 여러가지다. 차상락 농협RPC전국협의회장(충남 천안 성환농협 조합장)은 “정부가 양곡관리법에 따라 10월15일까지 세워야 할 쌀 수급안정대책을 올해는 늦어도 9월말∼10월초에는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재원 전남 구례농협 조합장은 “정부가 공공비축용 벼 매입가격을 빨리 결정해 가격 형성을 둘러싼 산지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했고, 이태식 강원 동철원농협 조합장은 “쌀 소비를 증가시킬 공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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