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공동체 돌봄체계’ 필요”

입력 : 2021-07-23 00:00

시설 부족 등 돌봄 소외 심각

농경연, 3단계 사업 모형 제안 

주민 조직…법인·시설 설립

복지부·지자체서 수입 확보

전문성 등 지속가능성 관건

 

단지 농촌에 산다는 이유로 돌봄에서 소외되는 노인들이 많다.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맞게 하자는 취지로 정부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추진하는 지금, 농촌에서도 ‘주민들이 주도하고, 공공이 뒷받침하는’ 새로운 돌봄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농촌은 돌봄 사각지대다. 인구밀도가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이 쉽게 진출하지 못한다. 공공이 민간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2017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돌봄이 필요한 면지역 노인 43만명 중 절반가량인 22만명만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공적 돌봄 혜택을 받는다. 나머지 21만명은 돌봄이 필요한데도 공적 돌봄 판정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아 공적 돌봄을 받지 못한다.

돌봄시설 현황을 보면 이런 공백이 더 두드러진다. 행정안전부의 ‘2019년 노인복지시설 현황’을 보면 노인복지관은 동지역에 평균 0.2곳 있지만 면지역엔 0.01곳에 불과하다.

중증질환 노인에게 필요한 재가노인복지시설은 동지역에 평균 1.7곳 있으나 면지역에는 0.5곳에 그친다. 특히 면지역 약 32%에는 재가노인복지시설 중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이들의 활동을 돕는 주간보호시설이 단 한곳도 없다.



◆대안은=이에 농촌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돌봄체계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대안이 떠오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충북 진천에서 ‘지역사회 중심의 농촌 돌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생생현장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남훈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3단계로 구성된 ‘농촌지역 공동체 돌봄사업 모형’을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지역사회 돌봄에 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대안을 실천할 주민을 조직하는 게 1단계다. 이 단계에선 사회복지사 자격이 있는 주민 등이 중심이 돼 공동체를 학습하고, 주민들은 누구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결정한다.

2단계는 돌봄 제공을 주도할 법인 설립, 3단계는 돌봄 제공이다. 3단계에 접어들면 주민들은 합의한 바에 따라 지역에 돌봄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한다. 마을 중심지에 주간보호시설을 건립하고,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을 거점 돌봄시설로 지정하는 식이다. 재가노인복지서비스 등을 제공해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수입을 확보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필요 인력을 구성한다.

이러한 모형은 지역사회 특성을 고려해 주민이 돌봄체계를 직접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전문성과 재원 확보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숙제로 꼽힌다. 토론회에 참여한 남기순 진천군 기술보급과장은 “농촌 노인문제에 대해선 여러 사업이 추진돼왔지만 대부분 행정 지원이 끊기면 운영이 불가능해 사업이 중단되곤 했다”면서 “지속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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