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기본소득, 지역활성화·생태농업 전환 효과”

입력 : 2021-06-11 00:00

경기도 ‘쟁점과 과제’ 포럼

농가 생활 안정…생산성 부담↓ 

탈탄소 등 친환경 추구 용이 도시민 귀농·귀촌 증가 기대

다른 기본소득과 연계 검토를

 

올 하반기 경기도에서 선보일 농촌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대상으로 선정되는 면(面)지역 주민 모두에게 매월 15만원씩의 지역화폐를 5년간 지급하면서 다양한 효과를 살피는 초유의 사회실험이란 점에서다.

경기도농수산진흥원·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등은 8일 ‘동명다형(同名多形)의 기본소득 시대, 농촌기본소득의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제4회 농촌기본소득 정책포럼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농촌기본소득이 기존 농정 패러다임을 바꾸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했다. 일정한 기본소득이 있다면 다수확·생산성 위주의 농업에 얽매이지 않고 농업·농촌의 다기능성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송원규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농촌기본소득으로 농업 또는 비농업 활동을 하는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면 과밀화된 도시를 벗어나 농촌으로 이주하는 국민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이런 변화는 농업·비농업 부문 모두에서 농촌 활성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기존의 농업 규모화 정책 등을 전환하는 동시에 외부자본·시설 투자에 집중했던 농촌정책의 변화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건화 한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농촌기본소득은 지속가능한 3농(농업·농촌·농민)을 위한 농정 패러다임 전환 논의와 꼭 연결돼야 한다”면서 “농촌기본소득이 생산주의 농정을 내려놓고 탈탄소·생태 농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경제·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농민과 농촌주민이 농업생산과 삶의 양상을 바꿀 만큼 충분한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을지 현실적인 의문도 제기됐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업소득을 걱정하지 않고 건강한 영농을 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기본소득이 제공돼야 한다”며 “경기도가 예정한 농촌기본소득 수준으로 농정 전환 등을 기대하기엔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농촌기본소득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도 관심거리다.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자본의 외부 유출 없이 추가 소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서재교 우리사회적경제연구소장은 “지역화폐가 기존 현금 소비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도록 사용 유효기간을 줄이는 등 더 많은 돈이 지역 안에서 유통되게 할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진수 서울신용보증재단 상임이사는 “지역에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보다 지역민들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것이 더 나은 투자임을 보여주는 해외 사례도 있다”면서 “산업 특성이나 소비패턴이 유사한 두지역 가운데 한곳에만 농촌기본소득을 지급한 뒤 효과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농촌기본소득과 다른 기본소득과의 관계 설정은 검토할 과제다. 박경철 충남연구원 사회통합연구실장은 “농촌기본소득은 농민이 아닌 농촌주민까지 대상으로 삼는 만큼 농민기본소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며 “농촌에서 농업을 하면 농민기본소득과 농촌기본소득을 모두 지급하는 등의 방식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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