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설비 들어선 농지, 상대적으로 가격 더 떨어졌다

입력 : 2021-05-14 00:00 수정 : 2021-05-15 00:18

대만 사례 살펴보니 발전단가 하락 영향 고스란히

한국도 정책 추진 때 참고할 만

 

대만에서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농촌지역의 농지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하락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양광이 농지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부동산 거래정보를 통해 실증 분석한 연구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태양광을 포함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려는 대만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장홍하오 국립타이완대학교 교수는 최근 학술지 <에너지 이코노믹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대만 정부의 농촌 태양광정책이 농지가격에 미친 영향을 이같이분석했다.

대만 정부는 2015년 ‘태양광 발전 촉진 2개년 계획’을 시행하면서 농지의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태양광 발전설비를 농지에 설치하는 것 자체가 금지됐었다. 대만 정부는 이 계획을 통해 5개 지역(윈린·핑둥·타이난·지아이·창화) 내 생산성이 떨어지는 일부 구역을 지정하고 농민이 직접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거나 태양광 발전업체에 농지를 빌려줄 수 있도록 했다. 이어 2017년에는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전력시장을 자유화했다.

장 교수는 이러한 일련의 정책이 농지가격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2012년 8월∼2019년 3월 5개 지역의 농지 거래정보를 분석했다. 이들 지역 가운데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허용한 구역의 농지 거래정보(595건)와 그 외 구역의 농지 거래정보(6만428건)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가 허용된 구역의 농지만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2015년 이전까지만 해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구역 농지와 그 외 구역 농지 모두 매년 가격이 올랐다.

또 두 구역간 농지가격의 차이는 갈수록 벌어졌다. 2017년 전력시장 자유화 전까지만 해도 태양광 설치구역의 농지가격은 그 외 구역과 비교해 1㎡당 평균 145대만달러(약 5820원) 낮았다. 하지만 이후 두 농지간 가격 차이는 1㎡당 평균 629대만달러(약 2만5248원)로 4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에 연구진은 농촌 태양광정책이 농지가격 하락에 유의미한 영향을 줬다고 지적하면서 전력시장 자유화가 이를 더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농지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은 농업생산을 통한 소득보다 태양광 발전을 통한 이익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단가가 떨어지면 이 손실은 고스란히 태양광을 설치한 농지의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력시장 자유화로 대만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농업생산성이 낮은 구역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가능 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농지가격 하락에 일조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해당 구역의 농지가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대외적으로 공표됐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농촌 태양광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2017∼2020년 농촌 태양광의 주된 수입원인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의 가격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한두봉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농촌지역 태양광사업은 농촌 태양광 설치 이후 농지가격이 하락한 대만 등 해외 사례를 철저히 검토한 후에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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