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수급 불일치…탄력적 관개 필요

입력 : 2021-05-03 00:00

물관리위원회, 계획 고시 앞둬 유실 많은 연속관개 문제 대두

일정 시간 쓰는 윤환식 ‘대안’ 협력 체계 복원·농가 유인책을

 

국가물관리기본계획 고시를 앞두고 국가물관리위원회가 6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 ‘통합물관리’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농업용수의 수급 불일치 문제가 조명되고 있다. 농사에 이용하는 물보다 훨씬 많은 물을 저수지에서 흘려보내는 구조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농업용수도 공업·생활 용수처럼 관수로 체계를 구축하면 정확한 물 공급이 가능하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때 윤환관개·간단관개 등이 우선 추진해볼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현행대로 연속관개를 하면 언제든 농지에 물을 댈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농가가 물대기를 하지 않는 때에도 수로에 물이 흘러 유실량이 많아지는 문제가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참여형 농업용수 관리체계 구축방향과 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안성 마둔저수지에서 연속·윤환·간단 관개 방식으로 농업용수를 달리 공급하는 모의실험을 진행한 결과, 간단 또는 윤환 관개를 실시할 경우 공급량이 8∼4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 시간 동안 물 공급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면 간선수로의 통수 일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북 김제평야 일대의 동진지구는 유역면적이 7만6300㏊로 광대해 섬진강댐의 용수를 상·하류부에 요일별로 공급하는 윤환관개(일할급수)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력적 관개의 유용성을 인정하면서도 수리계 등 농가조직이 대부분 와해돼 이를 현실에 맞게 재건하는 과제가 관건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원주 충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윤환관개를 하려면 우선 동일 저수지 구역의 농민들이 물 사용 일정에 합의해야 한다”며 “현장의 농업용수 관련 거버넌스 체계가 소실돼 이를 복원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남 홍성 등에서 농촌정책의 민관협치형 거버넌스 협력체계를 구축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런 모델을 물관리 거버넌스 구축에 참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농가의 재배품목과 작기가 분산돼 물 공급 시기를 조율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농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농민이 많다는 점도 조직화를 추진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이에 따라 작목이 같고 농가수가 많지 않은 들녘경영체 단지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또 통합물관리 시대의 요구에 따라 농업용수를 절감해 생태용수 등으로 사용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농가 인센티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김정섭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참여형 물관리는 농민의 물 사용 여건이 종전보다 번거로워지는 일이어서 그에 대한 유인책이 함께 제공돼야 실현이 가능하다”며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을 활용해 물을 아끼고 수질을 관리하는 마을 단위 공동활동이 이뤄지도록 하고, 이에 금전적 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성공모델을 제시·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광식 전남대학교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공익직불제와 농업환경프로그램 등을 카드로 농가의 물관리 참여를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농업용수 사용량이 현재 얼마이고 농가 참여로 확보하는 여유량은 얼마인지 정확히 계측할 수 있는 체계부터 갖춰야 한다”고 했다.

홍경진 기자 hongk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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